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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중국경제, ‘질식사냐, 얼어 죽을 것이냐’의 게임?

오늘의 화두(話頭), '베이징 공기'다.
 
요즘 베이징에 다녀온 사람들은 하늘에 놀란다. 푸르다. 서울과 다르지 않다. 아니, 이렇게 맑을 수가? 베이징 맞아? 작년만 하더라도 베이징 공기는 미세먼지로 가득했었다. 그런데 그게 없어졌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하늘에 공기청정기라도 단 거야?
 
정책은 거칠었다. 베이징의 맑은 공기를 위해 허베이(河北)성 오염 배출 공장을 폐쇄시키고, 도시에서는 석탄 난방을 끊었다. 수많은 중소기업 사장이 생업을 포기해야 했고, 가스 값 폭등으로 도시 주민의 부담은 늘었다. 원성이 높을 수밖에...그러나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다.  
 
그 대가가 바로 맑은 공기다. 요즘 보듯 말이다. '공산당이 힘 한 번 쓰니 공기도 바뀐다'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베이징 천안문 광장의 맑은 하늘.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출처: 이매진차이나]

베이징 천안문 광장의 맑은 하늘.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출처: 이매진차이나]

'베이징 공기'를 화두로 꺼내 든 건 2018년 중국 경제의 흐름을 보자는 차원이다. 하나하나 풀어보자.

 
우선 중국의 급부상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생각해보자. 독자님들은 뭐라고 생각하시는가? 이것저것 다 따지고 보면 딱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권위 정치와 포용 경제’
 
공산당 일당의 권위주의 체제가 정치 안정, 국가의 통합을 이끌었다. 그런 한편으로는 시장경제를 과감하게 도입해 다양성을 인정함으로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라고도 한다. 그 결과가 바로 'G2(Group of 2)'다.  
 
'권위 정치와 포용 경제'는 국가의 권력을 시장에 내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국가의 힘이 빠지고 시장이 힘을 얻어 가는 트렌드다. 덕택에 경제는 국유 체제와 민영 체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 왔다. 지금도 국유와 민영의 산업 부가가치 창출 비중이 50:50 정도 된다.
 
역류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분석했듯, 시진핑 당총서기의 19차 당대회 보고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당(黨) 건설’이다. 빈부 격차 없는 새로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당의 개입을 강화하자는 거다. 중국은 당이 국가의 핵심을 장악하는 '당-국가' 체제다. 당의 정책이 곧 국가 정책이다. 19차 당대회의 보고는 결국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국가가 그간 놓았던 권력을 다시 회수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회주의와 돈, 사회주의와 시장경제

사회주의와 돈, 사회주의와 시장경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중국은 지금 IT 분야 민영기업에 당 위원회를 '건설'하고 있다.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외국계 대학에도 당 위원회가 설립된다는 보도다.  

 
함께 읽어보자.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최근 웨이보와 텐센트, 알리바바 자회사인 유쿠투더우(優酷土豆·중국판 유튜브) 등의 지분 1%를 확보키로 하고 방안을 논의했다. 기업 이사회에 관리를 파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기업 운영에 대한 발언권을 갖겠다는 취지다. 이미 모바일 뉴스 플랫폼 이뎬쯔쉰(一点資訊)과 뉴스 사이트 운영업체 베이징톄쉐테크(北京鐵血科技)의 지분 2% 미만을 확보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관리가 이사회에 참가하면 독립성이 위협받고 혁신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밤에 잠 못 이루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 지난 11월 11일자 보도다. 이 신문은 "시진핑 체제하의 국가 개입은 '보이는 손'차원을 넘어 '빅 핸드(Big Hand)'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가 개입이 다시 시작됐다는 얘기다.
"중국에서 국가는 이제 'Big Hand'가 되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국가는 이제 'Big Hand'가 되어가고 있다."

IT 기업은 최근 4, 5년 중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은 허파 같은 존재였다. 국가의 개입을 벗어나 마음껏 활동을 해왔다. 부실과 비효율로 얼룩진 국유 기업이 경제를 망가뜨릴 때, 축 늘어진 경제에 힘을 불어넣어 줬던 게 바로 IT 기업이었다. 국가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에 가능했던 얘기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민영기업을 옥죈다. 오죽했으면 알리바바 마윈이 ‘공산당이 지금의 번영을 이끌었다'라며 충성 맹세를 해야 했을까...

 
지난번 베이징 방문 때 만난 칭화대 C 교수와의 점식 식사 대화다. 그는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IT 분야 전문가로, 정책 수립에도 관여하고 있다.

 
- 정부의 개입이 정말 심하냐?”  
“그렇다. IT 업체들은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다. 지금 자본의 해외 유출이 심한 것도 그 때문이다. 국가 통제가 심해지니 도망치는 것이다.”  
- 시진핑은 푸젠(福建), 저장(浙江) 당서기, 상하이 당서기 등 개혁개방 지역을 이끈 경험을 갖고 있다. 누구보다 경제를 잘 알지 않느냐?”  
“그는 젊었을 때 문혁을 지내면서 국가의 힘을 더 크게 경험했던 사람이다. 경제 잘 모른다. 젊었을 때 체득한 게 평생을 좌우한다. 혁명가 집안에서 자란 공산주의자다.”
-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  
“지금 중국 경제 상황은 다소 불안하다. 국유기업은 힘이 빠져있고, 성장을 주도했던 민영기업들은 움츠리고 있다. 걱정할 만한 수준이다.”
 
C 교수는 "2018년 중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민간의 역동성이 침해당하고, 시장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의 말대로,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미 '부채 관리'를 정책 우선순위로 두기로 했다. 대출을 줄이고, 회수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넘어질 수 있다. 활활 타오르던 부동산 시장도 조정 국면으로 들어갈 움직임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성장을 견인해 왔던 민간부문이 쭈그러든다면 성장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베이징의 추위. 한 여인이 자금성 담장 곁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의 추위. 한 여인이 자금성 담장 곁을 지나고 있다.

화두가 풀렸다. 중국에서 당(국가)의 힘은 베이징 공기를 바꿀 만큼 강력하다. 그 힘은 경제 분야로 뻗치고 있고, 국가라는 'Big Hand'는 서서히 민영기업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한다. 기업은 국가 개입이 마땅치 않다. 그게 2018년 벽두 중국 경제의 모습이다.  

 
“질식사할 것이냐, 아니면 동사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요즘 베이징 사람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우스개 소리란다. ‘공기가 나빠 질식사할 것이냐, 아니면 난방비를 못 대 얼어 죽을 것이냐의 기로에 섰다는 얘기다. 당국이 석탄 사용을 금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좀 있는 사람들은 가스 값이 올라가 불만이고, 돈 없는 사람들은 이불 뒤집어쓰고 겨울밤을 보내야 하고…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공산당 욕도 한다. ‘이게 시진핑이 말한 신시대 사회주의 모습이냐’라며 말이다.  
 
어떻게 봐야 하나? 위대한 공산당? 무자비한 공산당?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베이징의 공기는 맑아지고 있다. 그 뒤편에는 누군가의 아픔이 서려있다. 그렇게 경제는 발전한다. 그게 '시진핑 신시대 중국식 사회주의'런가...
 
차이나랩 한우덕

내 손안의 중국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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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01 14:4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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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혼밥’ 사진은 왜 비난을 받아야 했는가?

    아래 장면을 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의 한 평범한 식당에서 아침 식사로 유탸오(油?)를 먹고 있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혼밥'했다고 비난할 때 자주 등장한다. '의전 홀대'의 상징처럼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침 식사 [사진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의 아침 식사 [사진 중앙포토]

    그런데 중국 미디어에서는 이 사진이 '한국 대통령이 서민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긍정적인 측면이 강조된다. 인터넷에 '문재인'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문재인의 아침 식사(早餐)'가 등장할 정도다. 똑같은 사진인데 중국에서는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인 장면'으로 비치는 데 반해 정작 한국에서는 '혼밥의 외로움'으로 비난받는다. 
    '문재인 아침 식사'를 입력해 나온 중국 모바일 사이트 캡처 [사진 차이나랩]

    '문재인 아침 식사'를 입력해 나온 중국 모바일 사이트 캡처 [사진 차이나랩]

    의전 문제는 문 대통령 방문 내내 언론에 오르내린 주제다. 혼밥, 기자 폭행,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무례, 베이징에 있었던 리커창의 식사 거부 등 홀대를 당했다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삼전도 외교'를 거론하고, 반대 진영에서는 폭행당한 기자를 '기레기'라고 공격한다. 대통령 정상외교조차 진영 논리에 휘둘리고 있다. 
    문 대통령을 툭툭 친 왕이 외교부장의 무례? [사진 중앙포토]

    문 대통령을 툭툭 친 왕이 외교부장의 무례? [사진 중앙포토]

    이래도 되는가?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청와대는 솔직하지 못했고, 외교부는 역량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청와대가 아무리 부인을 하더라도, 중국 측의 의전에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국빈으로 방문한 대통령이 겨우 2번 그들과 밥을 먹었다는 건 외교 참사에 가까운 일이다. 우리는 왜 그랬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청와대는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다.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중국 방문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이다.  
     
    이번 방문은 말 그대로 '얼음을 깨는 여행(破氷之旅)'이 목표였다.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 끊긴 정상외교를 복원시키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소 의전상에 무리가 있어도 진행했을 것으로 믿고 싶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굴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굳이 머리 숙이고 들어갈 필요가 있었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이웃 나라, 그것도 정치 경제적으로 협력이 필요한 나라와 언제까지 담을 쌓고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들과 척지고 산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청와대는 의전 논란에 대해 하나하나 변명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수모'를 당하더라도 한반도 평화 관리와 경제 운용을 위해 가야 했다"라고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이다.
    일각에서는 평창 올림픽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람에 잃은 게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일각에서는 평창 올림픽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람에 잃은 게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이번 의전 참사는 우리나라 대중 외교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교 범위가 중국 외교부에 그친다는 것이다. 당(黨)이나 군사 쪽에는 외교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  
     
    어느 나라고 외교부는 나라 사이의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려는 성향이 강한 집단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놓고도 한국과 중국의 외교 당국은 성실하게 논의를 진행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사드는 외교부가 아닌 당이나 국방 쪽이 주도권을 가진 사안이다. 당이나 국방부가 외교 일정에 브레이크를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  
     
    방문 이틀 전인 11일 베이징에서 만났던 한국대사관 고위 인사는 "아직도 일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고, 저쪽 외교부도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가 다른 기관과 협의 중이라는 얘기다.
     
    외교부는 우리 외교 역량이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중국의 정치 일정상 지금이 아니면 안 되었기에 다소 무리가 있어도 성급하게 일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중국은 곧 경제공작회의가 열리고, 내년 넘어가면 3월 전인대 체제로 넘어간다. 설(구정)도 끼어있다. 지금 가지 않으면 안 될 이유다. 너무 서둘러 추진하다 보니 당과 군 쪽의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했고, 그래서 의전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솔직하게 얘기할 수는 없을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얼후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얼후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이번 방문은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고도 볼 수 있다. 얼음을 깬 게 가장 큰 성과다. 정상외교도 복원됐다. 경제 일선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의전 문제로 성과가 흐트러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기자 폭행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자는 게 아니다. 이 사건은 충분히 해명될 때까지 중국 정부의 해결책을 끈질기게 요구해야 한다. 다만 기자 폭행 사건이 정상회담 성과와 엉키어 둘 다 마이너스 효과를 보는, 그런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불거진 파편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의 과제를 안게 됐다. 중국 측과 합의한 4개 원칙에 대해 미국의 의구심을 어떻게 풀지, 한-중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의 수단으로 난징학살을 끌어들인 것에 대해 일본을 어떻게 설득시킬지 등은 새로운 숙제다. 더 강해진 중국 기업과 어떻게 협력할지도 연구가 필요하다.  
     
    '혼밥'에 묶여있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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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18 13:5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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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해결없이는 개선 없다”vs“그래도 만남 자체가 중요”

    그의 발언에는 한 치의 협상 공간도 없어 보였다. 북핵 문제를 두고는 한국과 미국의 책임이라고 몰아붙였고, 사드 문제 해결 없이는 한-중 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이틀 앞둔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미래발전 싱크탱크 포럼’에서 나온 발언이다.  

     
    주인공은 웨이웨이(魏葦)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인도대사를 역임한 중국 외교부의 엘리트 관료다. 그의 발언을 들어보자.  
    웨이웨이(魏葦)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사진: 바이두 백과]

    웨이웨이(魏葦)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사진: 바이두 백과]

    핵위기의 주요 책임은 한국과 미국에 있다. 한미 공동훈련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사일 개발에 나서게 한 근본 이유다. 중국에 해결책을 밀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한국 정부가 ‘3불(不)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양국 간 사드 경색 국면이 완화될 수 있는 기조가 형성됐다. 그러나 단기적인 공감대일 뿐 철저히 해결된 건 아니다. 사드는 여전히 한국과 중국이 직면한 주요 이슈다.
    한마디로 사드 문제 해결 없이는 한-중 관계는 호전될 수 없다는 ‘압박’이다. 이번 포럼은 당초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호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첫 발표자였던 웨이웨이 부회장의 ‘으름장 식 발언’으로 주최 측의 의도와는 달리 사드 문제가 회의 내내 거론돼야 했다.  
     
    문 대통령 방문을 불과 이틀 앞둔 베이징의 분위기는 이처럼 냉랭했다. 포럼 후 만난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대통령 일정이 아직도 최종 세팅 되지 않아 저쪽(중국 측)과 어려운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과연 1년 반여 동안 얼어붙었던 사드 정국을 해소할 수 있을까?  
     
    이번 포럼의 한국 측 좌장으로 참석한 정상기 국립외교원 차이나센터 소장을 만났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실무를 맡은 이후 중국 관련 업무를 맡아온 외교가 대표적인 중국전문가 중 한 명이다.  
    정상기 국립외교원 차이나센터 소장이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정상기 국립외교원 차이나센터 소장이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웨이웨이 부회장의 강경발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도 놀랐다. 그러나 그의 발언을 빼고 보면 포럼 전반적으로는 예상했던 수준의 문제 제기였고, 건전한 토론도 많았다. 어쨌든 한-중 관계의 흐름은 사드 국면에서 벗어나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을 보여준 포럼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어떻게 나올까?
    국빈으로 초청한 이상 외면적으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속으로는 치열한 외교전을 벌여야 할 것이다. 중국은 우리가 북한 핵 문제, 평창올림픽 등 분야 중국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사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외교전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의연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 매달린다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를 낼 수 없다. 문 대통령의 강점은 사안을 진솔하게 상대방에 전달해서 이해를 얻어내는 데 있다고 본다. 북한 핵 문제, 사드 등 현안에 대한 진솔한 뜻을 전달하면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 이날 포럼은 양국 관계의 발전적 미래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사진: 차이나랩]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미래 싱크탱크 포럼'. 이날 포럼은 양국 관계의 발전적 미래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사진: 차이나랩]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사드 사태로 인해 양국 관계의 모든 분야가 위축되고 있다. 계속 나락으로 떨어질 수는 없지 않은가. 추세를 반전시킬 계기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외형도 중요하다. 인민일보 1면에 웃으며 악수하는 걸 보여주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13억 인민들에게 ‘이제부터는 한국과 정상적으로 비즈니스 해도 좋다’라는 신호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사드는 끝났다고 보는가?
    아니다. 중국은 중간중간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다. 이번 정상 방문에서도 정상회담이든, 만찬회담이든, 또는 외교부장 회담이든, 어떤 곳에서든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이상, 그들도 무엇인가 결과를 내야 하기에 협력의 공간을 찾으면 된다.
    이번 방문에는 충칭도 포함됐다.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일대일로의 출발 도시, 중화학 공업 중심지, 현대와 SK의 서부지역 거점 등 충칭은 우리 기업에 아주 중요한 도시다. 우리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충칭 임시정부는 우리 애국지사와 공산당 원로들이 교류를 나눴던 곳이다. 1940년 9월 17일 광복군 발대식에는 주은래, 등영초(주은래의 부인), 동필무(국가 부주석 역임) 등이 참석해 방명록에 서명도 했다. 1942년 중경에서 열린 중한문화협회 창립식 때 주은래가 명예 이사로 참석해 축사했다. 1945년 11월 임시정부 요인들이 돌아갈 때는 주은래가 환송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 곳이다. 이런 한중 역사를 양국 관계 개선의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 외교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핵 문제, 사드 등으로 힘들다는 것 잘 안다. 그러나 우리도 대단한 나라다. GDP 10위 국가에 걸맞게 중국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중국을 대하자. 중국도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 많고, 협력을 요구하는 것도 많다. 우리 스스로 꿀릴 필요 없다. 우리는 과거의 중국은 잘 아는데 현재의 중국에 대한 이해는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 속성, 협상 문화, 부강해진 중국의 행태 등을 이해해야 한다. 꾸준히 공부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베이징=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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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12 10:4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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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비즈 2.0 시대 “갑질이 통하던 시대는 오래 전 지났다”

    곧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사드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정치 리스크가 사라진다면 우리 기업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이전처럼 중국 시장으로 갈 수 있을까?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사진: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사진: 중앙포토]

    오늘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보고자 한다. '사드 직격탄'을 맞았던 바로 그 분야다. 사드 피해가 시작된 곳이 한류 비즈니스였다면, '사드 지뢰' 제거로 우선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곳도 바로 그 분야이기 때문이다.
     
    후배 배영준 사장은 중국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였다. 처음 만났던 2000년, 그는 대기업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연구소를 그만두더니 사업을 한다고 했다. 그의 최종 선택은 한류 비즈니스였다. 광둥성 선전에서 K-POP 관련 기획사를 세우고 운영했다. 한참 사업이 피치를 올리고 있을 때 터진 사드는 말 그대로 폭탄이었다. 그는 1년여 동안 시련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통화를 했다. 그는 여전히 선전에 있었다. 스마트미디어라는 회사를 운영한다고 했다. 재기를 노리고 있다.  
     
    사드 상황은 어떤고?
    분명히 풀리고 있는 건 맞아요. 지난주 후난(湖南)위성TV에 공동제작 제안을 하기 위해 갔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슬슬 준비해보자'라는 분위기였습니다. 부총재(부사장급)까지 나왔습니다. 저쪽은 아직도 위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합니다. 어디 한 군데 터지면 자기들도 본격적으로 달려들 태세입니다. 모두 위 눈치, 옆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금방 좋아지겠네?
    다시 시작된다고 해도 이전 같지는 않을 겁니다. 한류가 잘 나갈 때는 중국 파트너들이 비싼 가격에도 IP(지식재산권) 사겠다고 우르르 몰려왔었지만, 지난 1년 동안 그들은 대안을 많이 찾아놨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문화 콘텐츠 생태계도 급변했고요. 우리가 사드로 잠시 떠났던 불과 1년 만에 중국 시장이 크게 바뀐 거지요.
    카메라 맨[사진: 셔터스톡]

    카메라 맨[사진: 셔터스톡]

    무엇이 달라졌을까? 드라마 분야를 보자.  
     
    최근 중국 언론에 재미있는 기사가 떴다. 미국의 콘텐츠 유통 회사인 넷플릭스가 '바이예주이슝(白夜追凶, 백야추흉)'이라는 중국 웹드라마를 전 세계에 공급한다는 기사였다.  
     
    TV가 아닌 웹드라마가 해외에 수출된다고?  
     
    그렇다. 중국에선 지금 웹드라마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580억 회의 조회 수가 나왔단다. 모바일 인터넷이 빠르게 퍼지고, 인터넷 소비자층이 젊어지면서 웹드라마 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다. 이젠 해외 시장을 노크할 만큼 성장했다.  
     
    무슨 드라마이기에…. 들어가 봤다. 재미있었다. 1회부터 시선을 잡는다. 중국 드라마 기술이 좋아졌다는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랑야방','환러송' 등만 봐도 그 수준을 알 수 있겠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허술한 면이 눈에 띈다'라고 말하지만, 평범한 필자의 눈으로 보면 그다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중국 백야추흉 IP를 사갔다는 건 중국의 드라마 완성도를 인정했다는 얘기다.  
    넷플릭스에 IP를 판매한 중국 드라마 백야추흉 [자료: ent.163.com]

    넷플릭스에 IP를 판매한 중국 드라마 백야추흉 [자료: ent.163.com]

    '주선율(主旋律)'드라마가 히트를 친다는 것도 최근 특징 중 하나다. 주선율 드라마는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짙게 담겨있는 드라마를말한다. 올해 중국 드라마 최고 히트작인 '人民的名?(인민의 이름으로)'가 대표적이다.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투쟁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 한편으로는 정책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16년 TV 드라마 자주혁신 정책을 내놨다(?于大力推??播???目自主?新工作的通知). "문화적 자신감과 문화적 자각 그리고 문화적 자강 의식을 수립하고 중화 문화의 특색이 구현된 자주적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우수 프로그램을 생산해야 한다”라는 게 골자다.  
    드라마 '人民的名?'. 당 이데올로기가 짙게 풍기는 '주선율' 드라마가 상업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자료: 바이두백과]

    드라마 '人民的名?'. 당 이데올로기가 짙게 풍기는 '주선율' 드라마가 상업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자료: 바이두백과]

    2015년에 발표된 TV 드라마 제작 통칙(????容制作通?)은 더 엄격하다. 빙의, 윤회, 굿, 혼외 연애, 원나잇스탠드 등 중국적 전통 가치관을 해치는 내용을 금하고 있다. "중화 문화의 정신을 구현하며 중국인의 심미적 추구를 반영하는 우수 작품을 제작하라”는 얘기다. 한국 드라마의 중국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중국의 드라마 제작 완성도는 높아졌고, 배타성은 더 커졌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시진핑이 추진하고 있는 '당 건설+민족주의'가 반영된 결과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배영준 사장은 '한류비즈 2.0'을 제시했다.
     
    옛날에는 한국 프로그램이라면 중국 친구들이 수백억씩 싸 들고 달려들었습니다. '한국'이라는 이름만 붙어도 펀딩할 수 있었지요. 작품도 그랬고, 연예인도 그랬습니다. 우리 제작진이 중국인을 가르쳐주는 입장이었죠. 그런 시대는 오래전에 갔습니다. 그들의 기술 수준은 높아졌고, 자본력은 우리를 압도합니다. 우리가 갑질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이젠 평등한 입장에서 같이해야 합니다. 함께 만들고, 함께 투자해야 합니다. 서로의 경쟁우위를 살려 융합을 해야 합니다. 그게 한류 비즈 2.0 시대의 모습일 겁니다.
     
    문화 콘텐츠 영역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시작됐다는 게 배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냥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장점과 중국의 장점을 결합해야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 한 명에 의존한 비즈니스, 우리가 만들어 통째로 수출하는 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서 성공한 유일한 우리 영화 이별계약. [자료: 네이버 영화]

    중국에서 성공한 유일한 우리 영화 이별계약. [자료: 네이버 영화]

    우리는 그 사례를 가지고 있다. 2013년 중국에서 개봉된 '이별계약'이라는 영화는 중국에서 성공한 유일한 우리 영화로 꼽힌다. 그러나 이 영화를 뜯어보면 우리 게 아니다. 이 영화는 CJ 엔터테인먼트가 만들었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우선 감독은 한국의 오기환 감독이 맡았다. 시나리오는 중국인 친하이옌(秦海燕)과 아메이(阿美)가 썼다. 주연은 대만의 펑위옌(彭于宴)과 중국의 바이바이허(白百何)였다. 중국과 대만의 톱스타들이다. 촬영, 편집, 음악은 모두 한국인이 담당했다. 이 분야에서 한국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배급은 당연히 중국 회사가 맡았다.  
     
    영화 콘텐츠 하나지만, 그 속에는 이렇게 중국과 한국의 장점들이 녹아있다. 중국 시장이 넓다고 혼자 돈키호테처럼 달려들 게 아니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중국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섞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시장 현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시장은 이제 경쟁력 없으면 그냥 그림의 떡인 곳이 되고 있다. 어찌 문화 콘텐츠 분야만의 얘기이겠는가. 대부분의 영역에서 중국은 기술력이 강화되고 있고, 외국 기업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더 힘든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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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11 17:4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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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그와 억지로 친구가 되려 하지 말아라!”

    한-중 정상회담이 다음 달 열린다는 소식이다. 기대도 많고, 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역시 시진핑의 생각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대응할 수 있다. 오늘 그 얘기를 해보자.
     
    중앙일보에는 '중국연구회'라는 사내 중국 공부 모임이 있다. 12년 역사를 갖고 있는 공부 동아리다. 요즘도 매달 한 번씩 전문가를 모셔 고견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주에는 안치영 인천대 교수를 모셨다.
    중앙일보 중국연구회에서 '시진핑의 생각'을 강연하고 있는 안치영 교수. [사진 차이나랩]

    중앙일보 중국연구회에서 '시진핑의 생각'을 강연하고 있는 안치영 교수. [사진 차이나랩]

    안치영 교수는 이번 19차 당대회 연설에서 드러난 시진핑의 국정 이념을 '사회주의+민족주의'라고 설명했다. 명쾌하다. 그의 강연에 필자 생각을 더해 시진핑의 생각을 가늠해본다.
    우선 사회주의를 보자.
    시진핑이 말한 사회주의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다. 개혁개방 초 덩샤오핑이 주창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른 게 있다면 '시진핑 신시대'라는 말이 추가됐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 당장에는 그렇게 올랐다.  
     
    필자는 이를 '나는 덩샤오핑과는 다르다'라는 선언으로 봤다. '덩샤오핑 시대(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와 결별하고, 시진핑의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대에 이은 시진핑 시대로의 진입이다. '레드 차이나 3.0' 시대다.
     
    뭐가 다르냐?  
    사회 모순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
     
    덩샤오핑 시기의 사회 주 모순은 절대적인 빈곤이었다. 잘 살아야 했다. 그래서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지금의 주 모순은 상대빈곤이다. 잘 사는 지역과 못 사는 지역의 격차다. 한 도시에서도 빈부 격차가 심화됐다. 덩샤오핑 시대 이후 진행되어 온 '돈을 보고(向錢看)달려라!' 풍조가 낳은 모순이다. 도시 빈부격차의 상당 부분은 부패와 연관된 적폐다. 이걸 해소해야 한다.  
     
    어떻게?  
     
    시진핑의 선택은 '당(黨)'이다. 당이 동, 서, 남, 북, 그리고 가운데(中)까지 모두 영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당 건설 작업이다. 장쩌민 시기, 후진타오 시기 풍미했던 '국퇴민진(國退民進, 국가는 물러서고 민간이 나선다)'에서 거꾸로 '국진민퇴(國進民退, 국가가 나서고 민간이 빠진다)'로 가는 것이다. 중국은 당-국가 체제다. 국가를 당으로 바꿔도 그게 그 말이다.  
     
    앞으로 모든 영역에 당의 손길이 미칠 것이다. 실제로 민간 IT 업체에도 당위원회가 확산되고 있고, 심지어 해외 대학의 중국 분교에서도 당위원회가 만들어진다는 보도가 있었다. 당 기율검사위의 반부패 드라이브는 지속될 것이다. 우리 정부도, 기업도 공산당을 더 연구해야 할 이유다.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두 번째 민족주의를 보자.
    '중국몽'을 생각하면 된다. 중국몽은 한 마디로 '중화민족의 화려했던 역사를 부흥시키자'는 것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제시된 '2050년 미국을 능가하는 현대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도 중국몽과 맥이 닿아있다. 중국인들은 지금 "조금 있으면 우리 중화민족이 세계를 호령하게 된다"라는 꿈에 부풀어있다. 민족주의 슬로건만큼 국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어젠다는 없다.
     
    중국은 그동안 서방 세계를 기웃거렸다. 많은 지식인들이 서방의 자유 민주주의를 선망했다. 그러나 2008년 자본주의의 본산이라는 월스트리트에서 금융 위기가 터진 뒤로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지금 생각이 바뀌고 있다. '서방의 모델이 과연 만능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서구 민주주의는 쇠퇴하고 있다. 모델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중국 방안(차이나 모델)'은 개발도상국에 유력한 성장 방식을 제시할 것이다. -가오주구이(高祝貴)중앙당교 교수
    그게 바로 시진핑의 시각이다. 그는 세계 정세가 '탈서구화(Post-West)'하고 있다고 본다. 그 이후의 세계는 블록화다. 아시아에도 블록화가 진행될 것이며, 그 핵심은 중국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중화질서를 꿈꾸고 있다. 겉으로는 개방과 포용을 내세우면서도, 그 질서에 도전하려는 주변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 말이다.
     
    그게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마주하게 될 인물이다. 사회주의와 민족주의로 무장한 강력한 정치 실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국은 우리의 파트너다. 친구는 아니다(China is our partner. It is not our friend)
    파이낸셜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가 한 말이다(FT, 11월 1일자). 그는 "강력한 한 지도자(시진핑)가 통치하는 중국은 레닌식 독재 체제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러나 서방으로서는 중국과의 협력 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파트너가 되어야 할 이유다. 그렇다고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는 아니다. 생각이 다르고, 인식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울프는 "중국이 자국 모델 수출에 나서면서 서방과 중국간 체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이데올로기 전쟁이다. 거기에 '친구'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마틴 울프의 지적은 우리에게도 꼭 적용되는 말이다.  
     
    중국은 우리의 정치와 경제, 안보 등의 모든 면에서 함께 협력해야 할 대상이다.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를 이뤄내고, 우리 기업 상품의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일대일로도 함께하고, 녹색 성장도 함께 해야 한다. 주변 지역의 정세 안정이 필요한 중국 역시 우리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파트너다.
     
    그렇다고 '친구하자'라고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사드 사태를 지나며 중국이 분명 우리와는 다르다는 걸 확인했다. 그들은 함께 가치를 공유하며 지내는 친구가 아닌, 그냥 쿨하게 협력해야 할 파트너일 뿐이다. 억지로 친구하자고 달려든다면 부작용만 발생한다. 상대는 쿨하게 나오고 있는데 괜히 우리만 몸이 달아 달려든다면, 그래서 나온 정책은 패착이 되기 쉽다. 지금 상황이 혹 그런 건 아닌지 당국자들은 돌아볼 일이다.
     
    '쿨(cool)한 파트너'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마틴 울프의 얘기를 다시 들어보자.
    서방은 두 가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첫째 중국과 척지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경제적,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느냐에 있다. 둘째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활시키고, 역동적이고 포용적인 경제 시스템을 회복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중국에 대한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 역동적인 시장경제 시스템을 회복할 수 있느냐, 정치 개혁을 단행할 수 있느냐 등에 서방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얘기다. 우리에게 던지는충고이기도 하다.
     
    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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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27 14:3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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