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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환상공화국

표지1007.jpg


 
 

작가의 말

 


정치(政治)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국가 권력을 행사하면서 구성원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 등」으로 정의해 놓았다. 또한 '국가' 혹은 '지배층'과 사회구성원으로 포괄되는 '피지배층' 간의 소통과정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정치에 권력주체를 대입하면 민주와 전제라는 이념의 문제로 비화되고, 정치판을 ‘똥통’으로 비유하면서 ‘누가 들어가도 더러워지기는 매한가지’라고 비아냥대기 시작하면 ‘시정잡학’으로 추락해 버린다. 그러나 어쨌든 정치는 우리의 삶과 그 질적 수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두들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긴 하지만 정작 일반인들은 투표나 단체활동을 통하여 한정적으로 간섭할 뿐 정치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쟁이 휩쓸고 간 이 땅에 극한 가난과 굶주림이 역병처럼 세상을 옥죄고 있을 때 민초들은 생존에 급급하여 정치에는 별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살며 절대적 빈곤에서 놓여나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이해관계를 앞세워 불평을 토로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은 구태의연하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국민들의 욕구와 관심을 채우기는커녕 제대로 좇아가지도 못한다.

 


그들은 민주주의라는 멋진 집에 살면서 다수결과 같은 잘 재단된 옷을 입고, 대화와 토론으로 치장된 식탁 앞에 앉아 주저 없이 더럽고 악취 나는 음식을 탐욕스럽게 먹고 마신다. 그러다 먹은 것을 토하고 그 위에서 멱살을 잡으며 함께 뒹굴기도 한다. 그래놓고도 후안무치(厚顔無恥)하다. 그들이 쏟아놓은 오물들은 점차 시민들의 삶을 억압하고 불편하게 만들어 왔다. 천차만별인 인간을 같은 틀 속에 가둬 평균적인 바보로 만들어가고, 그런 모순투성인 교육제도를 통하여 급기야 정(正)과 사(邪)의 구별도 못하는 비겁하고 저항불능인 한국인을 양산해냈다. 도대체 대통령을 비롯하여 총리, 장관들, 심지어 대법관과 감사원장 물망에 오른 사람들조차 법규위반이나 편법적인 생활자세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세상이다.

 


방법이 없을까. 공교육 하나라도 제대로 실시하여 아이들을 살벌한 경쟁에서 놓여나게 할 수는 없을까. 대학을 가지 않아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 정의롭고 믿음이 충만한 환경을 조성하는 길은 요원한 것인가. 극도의 저주와 악담을 쏟으며 위협과 공갈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을 과연 민족의 가슴으로 품을 수 있을까.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화생방 공격의 위험을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정당의 이해관계는 제쳐놓고 국민들의 공동이익을 위해 이마를 맞대고 국정을 논의하는 국회의 모습을 정녕 볼 수 없는 것인가.

 

인간의 삶과 본질에 대하여 끊임없이 숙고하고 고민하는 소설가의 입장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위와 같은 문제들을 끌어안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이 소설을 썼다. 비록 대체연료 발명이라는 가정으로 시작을 했지만 이 사회를 치유하고 변혁시켜 나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아보았다. 소설가가 꿈꾸는 세상, 좀 황당무계하면 어떠랴. 꿈과 희망이 있는 곳에 평화가…!

                                                 玄岡齋에서

                                                                    김 명 조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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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정(김명조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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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후기
  오래 전, 어느 일간지에 노동력이 시원찮은 홀아비의 다섯 아이를 온몸으로 품은 처녀 교사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오른팔이 불구인데다 노름에 미친 그 홀아비가 12살짜리 큰 딸 밑으로 한두 살 터울인 다섯 명의 아이와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취재기자는 이렇게 썼다.

  -다 쓰러져가는 판잣집 안에서 이가 득실거리는 헝클어진 머리에다 영양실조로 마른버짐 투성인 얼굴, 입고 있는 옷은 때가 눌어붙어 번질대는 아이들의 몰골들….

그리고 기자는 처음 그녀를 실성한 사람 취급했던 동네사람들의 충격 등을 비교적 생생하고 현장감 있게 전했지만 정작 장본인인 그녀로부터 동기나 저간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단 한 마디도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다만 희생을 자초한 예쁘고 청순한 현직 교사라는 소개에 그쳤을 뿐이었다.

  나는 그 기사를 읽고 한동안 감동인지 안타까움인지 모를 이상한 감정에 휩싸여 있었다. 아예 애들의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필했다는 것을 보면 그녀는 뭔가 대단한 각오를 하고 그 집에 들어간 것이 틀림없었다. 그 뒤로 나는 신문을 펼칠 때마다 습관처럼 혹시 그 후속기사가 있으려나 하고 찾았지만 아직도 그녀의 뒷 소식은 모르고 있다. 대신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내 상상 속에서 조금씩 숙성되고 있었나 보다. 다 쓰러져가던 판잣집을 허물고 그 위에 들어선 양옥집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활력이 가득하고, 이가 득실거리던 머리는 곱게 땋아 등 뒤에서 귀엽게 찰랑이고, 마른버짐이 가득했던 얼굴은 말갛게 변하여 생기가 넘치고…. 언제부턴가 나는 그녀 이야기를 써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전체적인 윤곽은 잡히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면 가슴이 먹먹해져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어떤 소재로든 이야기를 구성해낼 자신이 있었던 등단 초기에도 그랬고 십 수 년이 흘러 작가로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꽤 세밀해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웬일일까. 무엇 때문에 단 한 페이지도 써낼 수가 없는 것일까. 에이, 요즘 그런 여자가 어딨어? 몇 몇 동료들의 반응처럼 아무리 그럴듯하게 써봐야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란 두려움 때문은 아니었을까.

  재작년 가을, 벌여놓았던 몇 가지 일들의 심각한 부진과 기대했던 아들 준석의 사법시험 실패가 겹쳐 내 형편은 최악의 상황으로 내려앉고 있었다. 지금은 사법연수생이 된 아들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만 그땐 내가 이 세상에 뭐 하러 나왔는가 싶어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남들이 선호하는 것은 일부러 피해가면서 내가 추구했던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던가 싶었고 내 존재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잠도 잘 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 무렵이었다. 뭔가 내면에서 소리가 들렸다. 에둘러서 써보렴.

  그랬다. 속된 필치로 그 성스러운 희생을 묘사하겠다는 작정부터 과욕이었다. 나는 비슷한 성향인 그녀의 친구 하나를 설정해 놓고 치열했던 20여년의 내 수험생활을 되짚어 나갔다. 그리고 다섯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 이야기는 삽화처럼 그 속에 간단히 그려 넣었다. 비록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그녀의 무릎에도 미치지 못한’ 친구의 작은 희생을 적은 이 소설을 통하여 그 청순한 여교사가 베풀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탈고해 놓고도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친 후에야 겨우 세상에 내보낸다.

                                                                깊어가는 신묘년 가을,
                                                                     낙엽 쌓인 玄岡齋에서
                                                                          김  명  조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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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그리고 시작(장편소설)

 끝 그리고 시작 
 


 

'모랫바람에 뿌옇게 변색이 된 태양도 방향 감각을 잃은 듯했다.' (P. 9)
 
얼마전 여간첩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예전과 같이 커다란 이슈는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이중간첩활동을 했던 것으로 밝혀진 이 사건을 통해서 오랫만에 '우리가 분단된 나라에서 살고 있었지?'하는 생각을 새롭게
깨닫게 된것 같다. 예전에는 참 이런 간첩 사건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선이다, 총선이다 해서 커다란 사건들이 있을때면 어김없이... 요즘은 음모론에 휩싸여 정부에서 발표하는 이런류의 사건들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데올로기가 사라지고, 레드 컴플렉스도 잠잠해진 한반도.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그때 서해교전이 발생했고 그 속에서 많은 군인이 다쳤다. 햇볕정책의 기치아래 포용정책을 펼치던 정부의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서 극단적으로 상반된 입장으로 치닫고 있는데 향후 이런 정국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또 정치 경제 적으로 어떤 영향이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게 다가온다. 이런 분단 상황과 정책변화의 한가운데 놓인 한반도! 그 안에서 펼쳐 졌던 대북 특수조직에 관한 이야기의 끝과 시작이 책속에 담겨진다.
 
'극동 국장 살인 사건'의 공판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정보부 극동 국장인 허준기의 살인사건에서 그의 아내 심은희가 자신이 범인임을 자백함으로써 쉽게 해결되는듯 했지만 심은희의 내연남이었던 한민족일보 이재훈 기자의 자살과 그녀의 자백이 경찰의 성폭행으로 인한 허위자백이었다는 재판정에서의 진술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인 '나'는 심은희의 허위자백이었다는 진술로 인해 사건을 하나하나 새롭게 진행하게 된다. 그러던 중 허준기의 집에서 발견된 신원미상의 지문을 찾아내게 되고 지문의 주인공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변해가게 된다. 과거에 있었던 여객기 납북사건, TRAP라는 특수한 프로젝트, 납북되었다가 혀가 잘린채 탈북한 예비역 육군 대령... 살인사건으로 진행되던 법정 드라마가 갑자기 TRAP라는 특수조직, 납북, 그리고 생사를 넘나드는 탈출... 등 전혀 새로운 첩보물과
같은 이야기구조를 띄게 된다. 전혀 관련 없을것 같았던 두 사건 속에서 하나의 연결고리가 발견되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사건의 실마리가 풀어지는데...

 
'과연 공의란 무엇인가.
영구 불변한 것이 아니라 각 시대에 특유한 산물일 것이다.'  (P. 387)
 
<끝 그리고 시작>은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분단이라는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또한 북한에 대한 현실 인식(주적 문제), 분단과 평화정착문제, 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있다.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 하지만 핵과 미사일이라는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이 아직 상존하고있다. 이런 현실속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현명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우리 모두의 지혜와 혜안이 필요할 것이다.
 
이 소설의 매력은 법정 소설이 가지는, 증거와 알리바이를 찾고 범인과 벌이는 치열한 두뇌싸움과 검사의 활약상, 그리고 첩보 소설 속 주인공이 펼치는 액션과 긴박하고 스릴 넘치는 전개가 고루 갖춰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 그리고
국내를 넘나드는 스케일이 영화로 만들어도 참 어울리는 작품이라 기대하게 만든다. 깔끔한 결말도 돋보인다. 단순한 살인사건을 통해서 절묘하게 연결지어지는 사건의 고리들, 그리고 현실이 가진 고통과 아픔까지도 아울러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있다.
 
실제 있었음직한 특수 조직과 납치, 그리고 고통스런 고문과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탈북에 이르는 한 남자의 여정을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또한 중국에서 탈북자에 대한 송환과 신병처리 등 불합리한 문제점들에 대한 표현도 사실적이다.
사건의 알리바이와 증거, 증인을 찾아내는 과학적 수사와 법정의 진술, 심리묘사도 압권이다. 법정, 첩보, 추리, 액션, 스릴러 장르가 다양하게 믹스 되어 있는...
오랫만에 만난 쉽게 읽히면서도 맛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끝났지만 묘한 여운이 남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그런 작품이었다. ^^
                                  
                                                                            필명   반토막(http://blog.naver.com/easll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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