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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가 의사·공무원 되겠다는 나라는 희망 없어”

김태유 서울대 교수.

김태유 서울대 교수.

한반도의 5분의 1 크기밖에 안되는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최대 해양강국으로 위세를 떨치고, 서유럽 북쪽 끝 변방의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이뤘던 비결이 뭘까. 김태유(66·사진)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시대 흐름에 맞는 혁명적 변화와 함께 경제와 전쟁의 선순환이 어우러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소장파 역사학자인 김대륜(44)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초학부(역사) 교수와 함께 최근 펴낸 신간 『패권의 비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다. 두 저자는 책에서 세계 패권이 스페인-네덜란드-영국- 미국으로 이동한 과정을 추적했다.
 
패권의 비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패권의 비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김태유 교수는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한국에서 네덜란드와 영국의 사례는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16세기 대항해시대 ‘농업제국’으로 영화를 누렸던 스페인 제국은 시대 흐름에 맞는 변화를 꾀하지 못해 네덜란드에 패권을 내줘야 했다. 상인들이 세운 나라, 7개 도시의 연합체인 네덜란드는 도전적 기업가 정신이 넘치는 나라였다. 세계무역을 통해 부(富)를 쌓은 네덜란드는 스페인 제국과의 80년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17세기 세계를 주도했다. 소위 ‘상업혁명’이 네덜란드의 패권의 비결이었다. 하지만 이후 네덜란드도 변화의 흐름을 놓친다. 상업에 치우쳐 제조업 발전을 꾀하지 못했다.
 
패권의 씨앗은 영국으로 넘어간다. 영국은 네덜란드의 상업혁명 DNA에 과학기술을 더해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패권을 만들어 냈다. 영국의 패권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간다.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영국 자본가들이 생산현장에서 땀 흘리기보다 기존 부에서 흘러나오는 금융소득에 안주하면서 모험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기업가정신과 과학기술·모험정신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넘어간 미국 청교도들이 승계했다. 오늘날 초강대국이 된 미국의 패권의 비밀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김태유 교수는 “21세기 패권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성공의 비결로 요즘 흔히 언급되는 인공지능과 로봇·빅데이터 등 관련 과학기술을 최우선으로 꼽지 않는다. 대신 “혁신은 물론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공직사회가 우선 변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의 또 다른 저서『정부의 유전자를 변화시켜라』는 이런 그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담았다. 그는 또 “최고 엘리트 학생들이 의사나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며 “이들이 국가단위의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혁신기술과 창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유 교수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제학 석사와 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교수생활 전반기에는 1·2차 산업혁명의 동력인 석유·가스·전기 등 에너지 자원과 경제성장을 주로 연구했고, 교수 생활 후반기에 들어서서는 3·4차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는 지식혁명의 동력인 기술과 경제성장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의 소재가 다양한 융합형 학자다.
 
김 교수는“학문적 관심이 다양해서가 아니라 산업혁명과 국가발전이라는 단 한 가지 주제에 평생 연구를 집중하기 위해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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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19 01: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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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제패한 국가들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한반도의 5분의 1 크기밖에 안되는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최대 해양강국으로 위세를 떨치고, 서유럽 북쪽 끝 변방의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이뤘던 비결이 뭘까. 김태유(66·사진)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시대 흐름에 맞는 혁명적 변화와 함께 경제와 전쟁의 선순환이 어우러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소장파 역사학자인 김대륜(44)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초학부(역사) 교수와 함께 최근 펴낸 신간 『패권의 비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다. 두 저자는 책에서 세계 패권이 스페인-네덜란드-영국- 미국으로 이동한 과정을 추적했다.  
    김태유 교수는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한국에서 네덜란드와 영국의 사례는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16세기 대항해시대 ‘농업제국’으로 영화를 누렸던 스페인 제국은 시대 흐름에 맞는 변화를 꾀하지 못해 네덜란드에 패권을 내줘야 했다. 상인들이 세운 나라, 7개 도시의 연합체인 네덜란드는 도전적 기업가 정신이 넘치는 나라였다. 세계무역을 통해 부(富)를 쌓은 네덜란드는 스페인 제국과의 80년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17세기 세계를 주도했다. 소위 ‘상업혁명’이 네덜란드의 패권의 비결이었다. 하지만 이후 네덜란드도 변화의 흐름을 놓친다. 상업에 치우쳐 제조업 발전을 꾀하지 못했다. 
     
    패권의 씨앗은 영국으로 넘어간다. 영국은 네덜란드의 상업혁명 DNA에 과학기술을 더해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패권을 만들어 냈다. 영국의 패권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간다.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영국 자본가들이 생산현장에서 땀 흘리기보다 기존 부에서 흘러나오는 금융소득에 안주하면서 모험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기업가정신과 과학기술ㆍ모험정신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넘어간 미국 청교도들이 승계했다. 오늘날 초강대국이 된 미국의 패권의 비밀이다.      
    패권의 비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패권의 비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김태유 교수는 “21세기 패권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성공의 비결로 요즘 흔히 언급되는 인공지능과 로봇ㆍ빅데이터 등 관련 과학기술을 최우선으로 꼽지 않는다. 대신 “혁신은 물론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공직사회가 우선 변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의 또 다른 저서『정부의 유전자를 변화시켜라』는 이런 그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담았다. 그는 또 “최고 엘리트 학생들이 의사나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며 “이들이 국가단위의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혁신기술과 창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유 교수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제학 석사와 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교수생활 전반기에는 1ㆍ2차 산업혁명의 동력인 석유ㆍ가스ㆍ전기 등 에너지 자원과 경제성장을 주로 연구했고, 교수 생활 후반기에 들어서서는 3ㆍ4차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는 지식혁명의 동력인 기술과 경제성장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의 소재가 다양한 융합형 학자다. 
    김 교수는“학문적 관심이 다양해서가 아니라 산업혁명과 국가발전이라는 단 한 가지 주제에 평생 연구를 집중하기 위해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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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18 17:4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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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천문연구진 주도, 세계가 목매던 천문관측 성과 올렸다

    중성자별의 충돌 직후 중력파와 감마선이 방출되는 순간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했다.[사진 라이고,NSF]

    중성자별의 충돌 직후 중력파와 감마선이 방출되는 순간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했다.[사진 라이고,NSF]

     2014년 개봉한 과학소설(SF)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들은 블랙홀 가르강튀아 주변의 밀러 행성을 찾아간다. 착륙선을 이용해 바다로 뒤덮인 밀러 행성의 수면에 도착한다. 이들은 탐사 세 시간 만에 거대한 해일을 피해 다시 모함으로 돌아온다. 여기에서 그들은 21년이나 더 시간이 지나 늙어버린 동료를 보고 깜짝 놀란다. 원인은 빛마저도 빨아들이는 엄청난 중력으로 주변의 시간과 공간을 왜곡시킨 블랙홀 때문이었다. 블랙홀의 중력이 행성 표면에서 흐르는 시간과 멀리 떨어진 모선에서 흐르는 시간을 다르게 만들었던 것이다.
     
     
    지난 3일 발표된 2017년 노벨 물리학상도 시공(時空)을 왜곡시킨다는 중력파를 최초로 관측한 라이고ㆍ비르고 국제협력단에 돌아갔다. 블랙홀의 충돌로 생성된 중력파가 시공을 뒤틀면서 13억 광년을 달려 지구에 도달, 연구자의 실험장치에 포착된 것이다. 하지만, 블랙홀이 만들어내는 중력파의 존재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연구에 참여한 천체 물리학자가 아니면 피부로 느낄 수 없는 연구였다.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서는 획기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것도 국내 연구진들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에서다. 16일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 및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중성자별의 충돌에서 생긴 중력파와 빛(가시광선) 관측을 동시에 수행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관측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중력파는 블랙홀 충돌에서 나온 것이라 중력파 이외에 다른 신호는 감지되지 않았다. 블랙홀이란 존재가 가시광선 등 대부분의 입자를 빨아들였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번 관측에서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중력파는 물론, 감마선과 X선ㆍ가시광선에서도 중성자별의 충돌로 인한 천체 현상을 포착했다. 지난해 중력파 검출 성공이 피부로 미세한 진동을 느낀 것이라면, 이번 관측은 눈과 귀ㆍ코ㆍ혀 등 오감(五感)을 이용해 대상을 입체적으로 인지 한 셈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KMTNet 남아프리카 관측소가 포착한 GW170817의 모습.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이 KMTNet 남아프리카 관측소가 포착한 GW170817의 모습.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임명신 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장은“이번 연구는 전례가 없는 중력파-전자기파-입자 신호의 동시 관측으로 중력파를 포함한 다중신호 천문학의 시작을 알린 것”이라며 “인류가 우주 천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말했다.  
     
    다중관측에 성공한 중성자별은 지구에서 1억3000만 광년이나 떨어진‘은하 NGC 4993’에 위치했다. 연구자들이 이 중성자별의 이름을 ‘GW170817’이라 이름 지었다. 2017년 8월17일에 발견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시간 기준 8월17일 오후 9시41분,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이 포함된 라이고ㆍ비르고 과학협력단이 최초로 중성자별 충돌에 의한 중력파 발생현상을 관측했다.  
     
    중력파 종료 시각 약 2초 후에는 2초간의 짧은 감마선 폭발 현상이 포착됐고, 약 11시간 후에는 칠레천문대가 이 중성자별이 충돌하는 가시광선을 발견,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다. 이후 한국천문연구원과 서울대가 각각 KMTNet 망원경과 이상각 망원경(LSGT) 등을 사용해 중력파 발생 약 21시간 후 가시광선 추적 관측을 시작했다.  
     
    특히 한국천문연구원이 네트워크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케이프타운)과 칠레(나세레나)ㆍ호주(사이딩스프링) 세 곳에서 운영하는 KMTNet이 24시간 연속해서 관측한 자료는 중성자별 충돌이 킬로노바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킬로노바는 신성(Nova)의 1000배 정도 에너지를 내는 현상이라는 뜻으로, 신성과 초신성 사이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내는 현상을 말한다. 지금까지 이론만으로 알려졌던 킬로노바가 관측으로 설득력 있게 증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와는 별도로 성균관대 연구팀도 멕시코에 있는 BOOTES-5 광학망원경과 남극에 있는 아이스큐브 뉴트리노 천문대를 이용해 이 현상을 관측했다.
     
    이번 광학관측을 주도한 임명신 서울대 교수는“중력파와 광학관측의 협동연구를 통해 중력파 신호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 어떤 천체에서 기인하는지를 최초로 밝혀낸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의 이창환 부산대 교수는 “블랙홀 충돌과는 다른, 우리 모두가 기다리고 있던 새로운 파원으로부터 중력파 검출이며, 중성자별의 핵입자물리학적 상태를 규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0월16일자로 2편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5편이 천문학 및 물리학 분야 최상급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게재된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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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17 0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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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이트] 노벨과학상의 연령 공식 … 20대에 박사, 40대에 연구 완성, 50대 후반 수상

    노벨상 발표가 끝났다. 올해 노벨상은 미국이 휩쓸었다. 특히 노벨 과학상은 수상자 9명 중 7명이 미국인이었다. 가위 과학계의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수준이다. 지난해와 2015년 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비교적 다양한 국가에서 노벨상이 나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이로써 과학상 기준 총 26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2위인 영국(87명)과 3위 독일(68명)을 다시 한번 멀찌감치 밀어냈다. <표 참조>
     
    국가별 노벨 과학상 수상자 현황

    국가별 노벨 과학상 수상자 현황

    관련기사
    물론 노벨상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뛰어난 성과에 대한 상이라는 점에서 올해 미국이 거둔 노벨상이 현재의 미국 과학계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말할 순 없다. 한국연구재단이 최근 공개한 ‘노벨과학상 수상 현황 및 트렌드’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는 ‘30세 이전에 박사학위를 마치고 독자적 연구를 시작해 40대에 노벨상을 받을 만한 연구를 완성한 사람’이 많다. 그들의 연구결과가 50대 중반에 학계에 주목을 받고, 울프상 등 노벨상에 버금가는 관련 상을 받은 뒤 5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그 분야에 최고 권위자가 되고 노벨상을 받게 된다.
     
    올해 노벨 과학상 최연소 수상자는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마이클 영(68) 록펠러대 교수로, 어느 때보다 평균 연령이 높다.
     
    예외는 있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는 1915년 ‘결정에서 X선을 이용한 회절에 관한 법칙’으로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의 윌리엄 로런스 브래그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5세에 불과한 학생 신분이었다. 연구를 시작한 첫해에 얻는 성과였다. 케임브리지대 지도교수였던 그의 아버지 윌리엄 헨리 브래그 교수와 공동수상이었다.
     
    2017 노벨 과학상 수상자

    2017 노벨 과학상 수상자

    이번 노벨상의 또 다른 특징은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공동연구’ 경향이다. 과학상 세 분야인 생리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 모두 각 3명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노벨재단에 따르면 노벨상은 최대 3명까지 공동 수상할 수 있다. 그 외 차점자는 노벨재단 정관에 따라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쌓아도 수상할 수 없다. 특히 물리학상을 받은 중력파의 경우 전 세계 1200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국제 공동협력 연구다. 한국도 15명의 과학자가 연구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 중력파연구협력단 소속인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은 “중력파 연구는 장비 설치와 이론·실험·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참여하는 대표적 분야”라며 “중력파 검출을 위해 지금껏 연구해 온 연구자 입장에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 선정 과정

    노벨 과학상 수상자 선정 과정

    노벨상은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될까. 노벨재단은 정관에 선정을 위한 과정을 명시해 놨다. 우선 노벨위원회는 수상식 2년 전부터 전년 8월까지 노벨상 수상 후보를 추천할 추천인 2000~3000명을 선정한다. 이들 추천인은 노벨상 수상 발표가 되는 해의 1월 말까지 추천서 제출을 마감한다. 여기에서 약 200명을 후보자로 결정한다. 노벨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3월 1일까지 후보자를 20~30명으로 압축하고, 다시 외부 국제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정밀 평가를 진행한다. 이들은 8월 말까지 후보자 1차 지명과 최종보고서를 작성한 후 이를 각 스웨덴 왕립과학원 등 분야별 노벨상 선정 기관에 올린다. 선정 기관은 9월 한 달 동안 최종보고서를 검토하고, 10월에 다수결 투표를 통해 노벨상 수상자를 최종 선정해 곧바로 발표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사망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또 이와 별도로 매년 12월 6~14일을 노벨 주간으로 지정해 수상자들의 강연과 회견이 이뤄진다. 여기서 나온 내용은 이듬해 책으로 출간된다.
     
    임경순 포스텍(포항공대) 과학문화연구센터장은 “노벨상이 미국 등 특정 국가와 대학에 치우치는 이유는 노벨상 후보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해외 전문가 평가단에 이들 초엘리트 집단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노벨상에 준하는 각종 과학상 수상 등 국가 전체의 브랜드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체시계 비밀 밝혀내 생리의학상
     
    한편 지난 2일 노벨상으로는 제일 처음 발표된 생리의학상은 생체시계의 비밀을 밝혀낸 미국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제프리 C 홀(72) 메인대 교수, 마이클 로스배시(73) 브랜다이스대 교수, 마이클 영(68) 록펠러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생체시계로 알려진 ‘서캐디언 리듬’을 통제하는 분자기구를 발견한 공로다. 노벨위원회는 성명에서 “이들의 발견은 식물과 동물, 인간이 어떻게 생체리듬을 조정해 지구의 회전과 일치시키는지를 설명한다”며 “이들은 생체시계의 내부를 엿보고 내부 작동 원리를 설명할 수 있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중력파 존재 실제로 확인해 물리학상


    3일 발표된 물리학상은 아인슈타인이 1세기 전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한 ‘라이고·비르고 협력단’ 연구진 3명에게 돌아갔다. 라이너 바이스(85·미국)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81·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킵 손(77·미국) 칼텍 명예교수가 주인공이다. 라이고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력파 관측단, 비르고는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주도하는 중력파 관측단이다. 라이고 연구진은 지난해 2월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린다는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 측정 방식으로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의 간접 증거가 발견된 적은 있었으나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인류 과학 역사상 처음이었다. 노벨위원회는 “중력파 확인은 세계를 흔들었던 발견”이라며 “수상자들은 40여 년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중력파를 관측하는 데 성공해 완전히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열었으며 천체물리학에서 혁명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저온전자 현미경 기술 개발해 화학상
     
    4일 발표된 화학상은 자크 뒤보셰(75) 스위스 로잔대 생물물리학과 명예교수, 요아힘 프랑크(77) 컬럼비아대 생화학·분자생물학과 교수, 리처드 헨더슨(72) 영국 케임브리지대 의학연구위원회 연구원이 받았다. 생체분자를 고화질로 영상화할 수 있는 저온전자 현미경 관찰 기술을 개발해 ‘생화학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온전자 현미경이란 수분을 함유한 세포나 수용액에 존재하는 생체 고분자를 초저온 상태로 유지한 채 자연적인 상태로 관찰하는 전자현미경을 말한다. 기존 전자식 현미경으로는 생물 시료를 직접 관찰할 경우 강력한 전자선에 의한 손상 때문에 온전한 이미지를 얻기 어려웠다. 하지만 저온전자 현미경으로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과정을 시각화할 수 있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생체분자 이미지를 단순화하고 개선해 생화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신약 개발과 생체의 화학작용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노벨상의 A to Z
    스웨덴의 다이너마이트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1901년부터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 5개 부문으로 구분해 시상식이 열렸으며, 1969년 경제학 부문이 새로 추가됐다. 노벨상 기금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만든 노벨재단에서 나오지만 선정과 시상은 내부 실무조직인 노벨위원회가 부문별 선정기관인 스웨덴왕립과학원(물리·화학·경제)·카롤린스카연구소(생리의학)·스웨덴한림원(문학)·노르웨이 노벨위원회(평화)와 함께 진행한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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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12 01: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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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이트] 노벨상 적중률 14% ‘노벨 클래스’ 학자 … 한국에선 유룡·박남규 교수 2명 명단에

    노벨상 수상에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들은 누구일까.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절차에 따라 우선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노벨상 후보로 추천받은 사람들이 당연히 유력한 노벨상 후보군에 오른다. 한국 내에서 아무리 지명도가 높은 과학자라 할지라도 노벨위원회가 선정한 추천인의 추천을 받지 못하면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
     
    누가 노벨상 후보로 추천을 받았는지 공식적으로 알 길은 없다. 추천을 한 사람도, 받은 사람도 비밀 유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라 학계에서도 추천자와 피추천자에 대한 소문이 알음알음으로 퍼지게 마련이다. 학계에서도 이런 점이 궁금했다.
     
    유룡 KAIST 교수

    유룡 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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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은 지난해 노벨 과학상과 관련한 국내 핵심 연구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노벨 과학상에 근접한 한국 연구자들을 추천받았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김필립(49)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 임지순(66) 포스텍(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가 추천받았다. 화학 분야에서는 유룡(62) KAIST 화학과 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 현택환(53)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겸 IBS 나노입자연구단장, 김기문(63) 포스텍 교수 겸 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장이 꼽혔다. 또 생리·의학 분야에서는 김빛내리(48) 서울대 교수 겸 IBS RNA연구단장, 김진수(52)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이장철 미국 잭슨지놈의학연구소 교수 등이 노벨상 후보로 추천받았다. 학계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노벨상 후보 추천을 받았으며, 이들 외에도 추천을 받은 한국 과학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노벨상 수상자 발표 보름 전인 9월 정보분석 서비스 기관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에서 발표하는 ‘피인용 우수 연구자’도 유력한 노벨상 후보군이다. 각 분야 학자들의 논문에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논문 최상위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다. 이 기관은 2002년부터 14년간 매년 국제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웹 오브 사이언스’ 자료를 분석해 노벨상 수상이 유력한 소위 ‘노벨 클래스’ 학자들을 꼽아 왔다. 실제로 이 기관이 지금껏 예상한 과학 분야 노벨상 후보는 총 194명인데 이 중 27명이 노벨상을 수상해 적중률이 14%에 이른다.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한국에서는 그간 유룡 교수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명단에 올랐으며, 올해는 박남규(57)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세계 21명의 우수연구자와 함께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이름을 올랐다. 박 교수는 2012년 효율과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연구로 세계적 권위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노벨상을 받으려면 젊은 과학자에 대한 우선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출중한 인물을 데려와 범인(凡人)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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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12 01: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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