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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모란봉악단을 기다리며

무력충돌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가 판문점 남북고위 접촉 타결로 화해협력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4일자 공동보도문에서 남북 양측이 당국대화는 물론 민간교류를 활성화하자고 의기투합한 때문이죠. 우리 정부 내에서 속도조절 움직임이 나올 정도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남북 교류의 물꼬가 곧 트일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첫 단추를 문화 예술분야가 차지할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특히 대중음악계는 우리 걸그룹이나 정상급 가수들의 평양공연 붐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지난 8.15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임진각에서 열린 한 공연에서는 소녀시대의 윤아가 평양공연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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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악단의 인가가수 라유미 
 
우리 공연예술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단연 모란봉악단의 남한 방문 공연 문제가 관심거리입니다. 북한의 문화예술 분야 중에서 가장 우리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아이템이란 점에서죠. 평양판 걸그룹으로도 불리는 모란봉악단이 남으로 오고, 우리 걸그룹이 북으로 가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남북 교류의 체감열기는 후끈하게 달아오를게 분명합니다.  과거 조용필이나 베이비복스가 평양공연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모란봉 악단은 김정은 체제 출범 반년이 지난 2012년 7월 창단공연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 김정은 부인 이설주가 북한 퍼스트레이디로 나타나 데뷔를 한 걸봐도 모란봉악단의 위상을 엿볼 수 있죠. 이설주 역시 김정은 시대 후반기에 선풍적 인기를 끈 은하수관현악단 가수 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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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전자악기를 갖춘 모란봉악단

모란봉악단은 과거와 확 달라진 구성과 레퍼터리, 무대연출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고 합니다. 롤랜드(Roland)의 디지털피아노와 드럼, 코르그(KORG)의 신시사이저, 야마하(YAMAHA)의 피아노 등 최신모델의 장비로 무장을 한 것이 조선중앙TV 화면으로 드러납니다.
 
북한이 모란봉악단에 공을 들인 건 이른바 ‘음악정치’로 불리는 김정은의 통치코드로 풀어볼 수 있는데요. 북한 관영매체들이 “원수님(김정은을 지칭)의 음악정치를 앞장서 받들어 나가는 제일 근위병”이라고 치켜세우는 데서도 잘 드러납니다. 모란봉악단을 김정은이 직접 챙긴다는 ‘친솔(親率) 악단’으로 부르며 '노래폭탄을 싣고 다닌다'고 표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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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모란봉악단원은 군사계급이 부여된다.

김정은으로서도 모란봉악단 파견은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체제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선전선동 수단으로 모란봉악단의 이미지를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미녀응원단 파견 등으로 남한 사회에 인기몰이를 했던 것처럼말입니다. 민감한 정치적 내용을 담거나 체제 찬양 노래를 레퍼터리에서 제외하고 우리 민족 공통의 정서에 맞는 곡을 택하거나 남한 노래를 선곡한다면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을 듯합니다. 우리 걸그룹이나 가수를 평양에 보내는 교환방문 형식도 고려해 볼 만하죠.
 
마침 북한의 국가공훈합창단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소식이 알려졌는데요. 추석 계기 이산상봉으로 양측이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직후 모란봉악단 방남공연과 그에 상응하는 우리 공연단의 방북이 이뤄졌으면합니다. 북한에서 가장 서구적인 음악을 한다는 모란봉악단. 출범 초기엔 노출이 심한 파격적 의상을 입고나와 헐리우드 영화주제가 등을 연주해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를 모았는데요. 모란봉 멤버들의 눈에는 번화한 서울 시내의 풍경과 시민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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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방북초청 주체를 슬쩍 바꾼 이유는

북한이 8일 일정을 마친 이희호 여사의 평양방문과 관련해 방북 초청 주체를 '김정은'에서 '우리'로 슬쩍 바꿨다. 북한은 이 여사 일행의 서울 귀환 직후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에 실은 글에서 "이번 방문은 평양을 다시 찾고싶은 이희호 여사의 간절한 소망을 헤아려 좋은 계절에 즐겁게 휴식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초청에 의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친서에서 "다음해 좋은 계절에 여사께서 꼭 평양을 방문해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시기를 기대한다"고 직접 초청의사를 전달한 것과 차이가 난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용한 '우리'라는 표현이 좁게는 노동당 대남부서로 볼 수 있고, 넓은 의미로는 '북한 인민'으로 해석할 수있다고 본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뜻에 의해 이뤄진 남측 주요인사의 초청을 임의로 '우리' 등으로 바꾸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북한 대남부서가 이 여사의 김정은 면담 불발에 따른 남한내 비판 여론을 의식해 뒷수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3세 고령의 이 여사를 초청하고도 만나는 건 물론 친서나 다른 인사말조차 전하지 않고 무시한 김정은에게 "예의가 없다"는 비난일 것으로 예상되자 초청 주체를 조용히 바꿔버린 것이란 얘기다.

북한은 이 여사 일행이 평양에 도착한 5일 공항에 맹경일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내보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라고 하지만 김정은 초청인사를 영접하기인 격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게다가 환영만찬장에도 맹경일 호스트로 나옴으로써 더 이상 높은 급의 인사가 상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8일 평양 순안공항 환송과정에도 맹경일만이 나왔다.

북한은 그동안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 등 대북사업가들의 평양방문 때도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나 원동연 제1부부장 등이 상대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첫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으로 6.15공동선언을 발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을 맞으면서 최소한의 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다. 특히 이 여사가 3년7개월전 김정은의 부친상(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때 직접 평양을 방문해 조문한 인사란 점에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기대했던 김정은 면담이 불발된 때문인듯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 여사를 비롯한 방북단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이 여사는 2분 10초간의 짤막한 귀환 기자회견 발언을 했고, 방북단은 어떠한 질문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수행단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김양건 비서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질문이 이어지자 "여사님 말씀이 전부다. 더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방북을 주민대상 체제선전에 활용하는 모습도 드러냈다. 우리민족끼리는 "괴뢰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보수세력의 위협공갈속에서도 결연히 방북길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서울 귀환 회견에서 "이번 방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배려로 가능했다"고 한 이희호 여사의 발언과 배치된다. 북한은 묘향산 방문 외에는 대부분 일정을 평양산원과 옥류아동병원, 육아원과 애육원, 양로원 등 김정은 시대들어 평양에 시범적으로 집중 건설되거나 체제선전에 활용되는 의료·복지시설 참관으로 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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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폭염이 더 뜨거웠으면하는 이유

8월 남북관계 기상도는 예측불허입니다. 냉랭한 대치상황을 누그러트릴 온난전선이 밀려들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메가톤급 태풍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는데요. 이 달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란 관측에는 힘을 실리고 있습니다. 분단 70, 광복 70년을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오랫동안 남북관계에서 새 모멘텀을 얻기 힘들 것이란 절박감 때문이겠죠.

이런 측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눈길이 쏠립니다. 이 여사는 5일 오전 10시 김포공항에서 떠나 평양에 도착한 후 34일 일정을 마치고 8일 오전 11시 돌아올 예정인데요. 평양 체류 기간 평양산원, 애육원, 아동병원, 묘향산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게되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 여사의 방북이 일정한 한계를 가질 것이란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북한도 예우차원에서 평양방문을 초청한 것일 뿐 남북관계와 관련한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기는 무리란 얘기입니다.

8.15 공동행사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북한은 평양 개최를 주장해왔고, 정부는 서울에서 열겠다는 입장인데요. 이 때문에 남북 민간차원에서 논의되던 6.15 공동선언 행사가 무산됐고, 이제 8.15 행사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행사의 정치화를 반대하는 우리 정부에 대해 북한은 1"8·15 공동행사의 '비정치화'는 그 어떤 타당성도 없는 한갓 궤변"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개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준비접촉까지 북한이 일방적으로 무산시키고 팩스 협의를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행사 성사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이달 하순 이뤄질 한미합동군사연습은 큰 변수가 될 수 있는데요. 북한은 1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반도 정세격화의 악순환이 지속하고 있는 근본원인은 합동군사연습을 골자로 하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연례적인 합동군사연습의 중단을 남북 대화나 교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고 있는건데요. 우리 군 당국이 "남북 교류와 관련해 한미 연합훈련은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730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브리핑)고 일축함으로써 북한이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북한의 대남 막말비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반박을 가하면서 대립각은 더 날카로워졌는데요. "말은 원래 말하는 사람에게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그런 저열한 말은 결국 단체 또는 지도부로 돌아간다"(727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는 정부 입장표명에는 대통령까지 모독하는 북한 대남라인에 대한 경고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목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입니다. 북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통일에 대한 비전을 어떻게 밝힐지가 관심인데요. 북한이 수용 가능한 알맹이가 들어있을지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특히 8.15나 추석(927)을 계기로 한 금강산 이산상봉이 제안되거나 추진될지 궁금한데요. 금강산 관광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과의 빅딜이 어떻게 가능할지가 관건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저는 8월이 더 뜨거웠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오랜 기간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틀을 녹여버릴 폭염을 고대하고 있는 겁니다. 남북 당국이나 민간차원의 의기투합이 속속 이뤄져 한반도의 수은주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로 닥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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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희호 방북' 몽니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방북을 놓고 몽니를 시작했습니다. 다음달 5~8일 항공편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걸로 합의(6일 개성 실무접촉)해놓고는 "허사가 될 수 있다"고 나온건데요. 북한 대남기구인 아태평화위는 8일 "괴뢰보수패당이 우리의 최고존엄까지 심히 모독 중상하며 도발을 계속 걸어오고 있다"며 발끈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희호 여사의 평양 방문 문제를 잠정 합의했을 뿐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도 못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똑바로 알고 함부로 지껄이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희호 여사 방북 문제가 알려지자 국내 일부 언론이 "평양국제공항을 남쪽에 선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추측보도를 내놓은데 대한 반발인데요. 평양공항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지시로 현대화했다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이를 이른바 '최고존엄'에 대한 중상이라고 주장하고 나선겁니다. 북한은 "평양 방문 성사 여부는 괴뢰패당의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고 공을 남측에 넘겼습니다.

북한의 이런 반응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첫 만남 장면이었습니다. 2000년6월 정상회담을 위한 평양 공항에서의 상봉은 세계의 이목을 끌었죠. 백화원초대소 등에서 오만찬을 가지면서 동행한 이희호 여사에 대해서도 김정일 위원장은 깍듯한 예의를 표했습니다.
 그로부터 11일 후 김정일 사망 때 이희호 여사는 국내 일부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평양으로 달려가 조의를 표했죠. 김정은 제1위원장도 이에 대해서는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데 8월 방북 문제를 놓고 북한이 이런식으로 나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많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인 이희호 여사의 북행길까지 대남 지렛대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건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닌 때문이죠. 더욱이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부친상에 직접 문상을 온 몇 안되는 남한 손님입니다. 이번 방북이 이희호 여사가 그동안 북한에 대해 이런저런 우호적인 행보를 해온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김정은이 직접 초청한 것이란 점에서 볼 때 더욱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앞으로도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 잡음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일정을 미루거나 결국 거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일 울릉도 근해에서 구조된 5명의 북한 선원 모두를 돌려보내라고 주장하는 점도 불안한 구석입니다. 그 중 남한으로 귀순하겠다고 밝힌 3명까지 돌려보내라고 북한은 요구하지만, 그대로 들어줄 수 없다는 건 노동당의 대남일꾼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북한이 국방위원장을 김정일의 영구직으로 만들었으니 '전직'으로 쓸 수가 없네요)은 저승에서도 반갑게 만나 옛날 얘기를 하며 소일하고 있을텐데요. 두 사람이 이희호 여사를 초청해놓고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판을 깨려 위협하는 김정은과 노동당 대남통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짐작을해 봅니다. "우리 집사람까지 저렇게 험하게 대하다니...아드님이 좀 심한것 같네요"(김 전 대통령)라고 운을 떼면 "어이쿠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급히 오는 바람에...제대로 가르치질 못했습니다"(김 위원장)라고 답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북한은 정말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반기고 있기는 한걸까요. 김정은의 속마음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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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1면기사에 이런 비밀이

오늘 아침 노동신문 머릿기사도 김정은 동정보도입니다. 자라 양어장을 방문한 그가 관리부실에 격노하며 크게 질타했다는 소식인데요. 1면에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사진이 무려 9장이나 실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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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영상'으로 불리는 이런 사진으로 도배를 하다보니 정작 기사가 실릴 공간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도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전재하는 방식입니다. 기사 적게 써도되고 그나마 통신 베끼기라니...평양에선 노동신문 기자 참 할 만한 직업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기사를 읽어 내려가다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같은 문장을 읽는 듯 뱅뱅도는 듯한 기분인데요. 기사 문장을 나란히 줄세워보니 그 이유를 알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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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까지 18개의 문장으로 된 기사 중 4개를 제외한 14개 문장이 모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으로 시작합니다. 기사 본문 첫 문장도 '조선노동당 제1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신'이란 긴 수식어 뒤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를 붙여놓았으니 결국 3문장을 빼곤 모두 '경애하는 김정은' 기사인 셈입니다. 수행자 소개와 공장 사정을 설명하는 문장만 예외인겁니다.
 
우리 신문이 '경애하는 박근혜 대통령께서는'이란 표현을 매번 앞세우는 기사를 내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노동신문의 기사만 살펴봐도 졸았다거나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하는 '공포정치'의 내부논리가 짐작갑니다.
 
언제쯤 북한 주민들은 '경애하는'이라고 무한반복하는, 영혼없는 경칭이 빠진 김정은 기사를 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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