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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면담도 마다한 삼척중앙시장 '기부천사'

총리 면담도 마다한 삼척중앙시장 '기부천사', 인터뷰 요청하는 기자에게 "물 뿌린다"며…

 

삼척=오유교 기자

 
 

입력 : 2012.10.03 03:02 | 수정 : 2012.10.03 08:01

어려운 상인들 위해 수억원 기부한 전정자씨
37년간 조그만 가게 운영하며 남 모르게 이웃들 도와
기자가 만나려 했지만 "인터뷰 안해, 賞도 싫어
그러려고 기부한 줄 알아? 바가지로 물 퍼붓기 전에 가"

강원도 삼척시 남양동에 있는 삼척중앙시장에서 37년째 속옷 장사를 하는 전정자(71)씨. 전씨는 삼척 일대에선 '기부 천사 할머니'로 통한다. 작년 2월 100년 만에 왔다는 기록적인 폭설로 삼척중앙시장 가설 지붕이 붕괴됐을 때 전씨는 시장조합에 1억원의 기부금을 선뜻 내놓았다. 작년 11월에도 시장 상인을 위해 써달라고 조합에 또 50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8월 남양동 가스 폭발로 보험도 들지 못한 영세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자 1000만원을 또다시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찾은 전씨의 가게는 비어 있었고, 전씨가 키우는 고양이 한 마리만 가게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주변 상인들은 "잠깐 자리를 비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돌아가라. 할머니 만나면 혼난다"고 말했다.

5분쯤 후 전씨가 가게로 돌아오자 상인들이 했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가 곧장 확인됐다. 기자가 신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전씨는 "안 해! 싫어!"라고 소리를 질렀다. 기자가 자리를 뜨지 않자 바가지에 물을 담아 와 "뿌린다!"고 외쳤다.

전씨가 워낙 주변 사람과 어울리지 않아 주변 상인 중에도 전씨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삼척중앙시장에서 이불 장사를 하는 전씨의 조카 김성용씨는 "나도 이모(전씨)한테 잘 안 간다. 워낙 말이 없고 혼자 지내길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김씨를 통해 확인한 전씨의 기부 활동은 작년이 처음이 아니었다. 김씨는 "10년도 더 전에 삼척시 인근에서 큰 화재가 난 적이 있다. 집을 잃은 사람들이 힘들게 이재민 생활을 하는 걸 보고 이모가 이불 수백만원어치를 사서 보내줬다. 2002년 태풍 '루사' 때문에 큰 피해가 났을 때도 돈을 많이 내셨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도 태풍이나 화재, 사고 등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전씨는 자신이 직접 돈을 갖다주거나 김씨를 시켜 구호 물품을 보냈다. 김씨는 "주변에 있는 복지관이나 고아원에 속옷과 이불 등을 보내줬던 기억이 많이 난다"고 했다.


강원도 삼척중앙시장에서 속옷 장사를 하는 ‘기부천사 할머니’ 전정자(71·오른쪽)씨. 지난달 26일 오후 “누구에게 알리려고 한 일이 아니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는 전씨의 모습을 멀리서 카메라에 담았다. /오유교 기자 iskra@chosun.com
전씨가 이렇게 기부를 열심히 한 이유는 뭘까. 김씨는 "이모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렵게 사셨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지금도 뭐 하나에도 돈을 함부로 쓰지 않으신다"면서 "화장도 한번 하신 걸 본 적이 없을 정도인데, 그러면서도 어려운 이웃 돕는 데는 주저하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상인도 "저 조그만 가게에서 돈을 벌면 얼마나 벌겠나. 할머니가 기부한 돈은 정말 차곡차곡 열심히 모은 돈 다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50여년 전 남편과 함께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장사를 시작했다. 수도권 일대는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고, 삼척에 와서는 몸이 아픈 남편을 대신해 홀로 리어카를 끌었다. 37년 전 이곳 중앙시장에 조그만 가게를 낸 전씨는 19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이후론 내내 혼자 자리를 지켰다. 전씨의 외동딸은 결혼해 서울에 살고 있다.

김씨는 "이모가 가장 싫어하는 게 그런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중앙시장조합 관계자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을 그렇게 잘 지키는 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합의 배영호 상무는 "힘든 사람들 돕고 싶다고 하시더니 계좌로 생각지도 못한 큰돈을 입금하신 걸 알고선 조합 측에서 할머니한테 감사 인사를 하러 여러 번 찾아갔지만 대꾸 한번 제대로 못 들었다"며 "작년에 1억원 기부 사실이 알려졌을 때 때마침 재해 지역을 방문한 김황식 국무총리가 할머니를 만나자고 했지만 전씨가 면담을 거절해 시장에서 잠깐 악수만 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삼척시가 수여하는 '삼척시민상'을 주기 위해 지역 주민센터에서도 여러 번 전씨를 찾았다. 삼척시민상에 추천하기 위한 서류를 구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전씨는 "그런 거 받으려고 한 거 아니다. 필요 없다. 돌아가라"고 단칼에 거절했다. 남양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상을 준다고 하면 부끄러워하시는 분은 많아도 다들 응해 주시는데, 할머니가 워낙 단호해서 찾아간 우리가 민망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찾아간 기자에게 전씨는 "왜 아직도 안 갔어!"라고 또다시 소리를 질렀다. "됐다.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된다. 빨리 가!" 전씨는 이렇게 기자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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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며느리가 파키슨병에 걸린 시어머니께 보내는 사랑의 편지

철없던 며느리가 파키슨병에 걸린 시어머니께 보내는 사랑의 편지 대상 수상 (생생현장)

등록일
: 2012-07-24
철없던 며느리가 파킨슨병에 걸린 시어머니에게 보내는 사랑의 감사편지가 전국 10만 8,000여 명이 응모한 편지쓰기 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으로 선정됐다. 주인공은 부산에 사는 교사 이강선씨(49).

 

 



이번 우정사업본부에서 주최한 ‘2012 대한민국 편지쓰기 대회’는 무려 10만 8,000여 명이 응모해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고 합니다. 그 경쟁을 뚫고 ‘잘 이겨내 주어서 고맙다!’라는 편지글로 응모한 이상선씨가 일반부 대상인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초등부 저학년(1~3)은 최형우군 (대구동일초 2)이, 고학년(4~6)은 김나희양(대구남도초6)이, 중등부는 임성빈군(청주동중3)이, 고등부는 박한솔양(선양한국국제학교12)이 각각 대상인 지식경제부장관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시상식은 7월 12일 11시에 포스트타워에서 열립니다.
 

‘대한민국 편지쓰기 대회’는 우정사업본부가 국민정서를 함양하고 편지쓰기 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2000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편지쓰기 대회로, 입상작은 작품집으로 발간해 전국 우체국과 학교에 배포됩니다.
 

일반부 대상 수상자인 이강선씨는 편지에서 친정 언니에게 신장을 이식해주고 현관문을 들어설 때 시어머니가
“잘 이겨내 주어서 고맙다!”라는 말을 처음으로 하셨던 걸 상기하며, 철없는 며느리가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도하셨을 시어머니의 사랑에 고마운 감정을 표현해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결혼 직후 국수를 어떻게 삶아야 하는지를 몰라 분식집에서 배달을 시켜 불어터진 국수를 시댁식구들에게 대접하던 철없는 며느리가 이제 김치도 직접 담그고 된장·간장도 담가 먹을 수 있는 살림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철없는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해 주시던 시어머니가 곁에 계신 덕분이라고 편지에서 풀어 놓았습니다.
 

이강선씨는 시어머니가 파킨슨병에 걸려 5년이나 앓아 오신 요즈음 시어머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어머니께 잘 해드리고 싶은 나’와‘어머니께 무심히 하고 싶은 나’가 끊임없이 싸우고 있고, 또 자신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시어머니에게 향하는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고 말입니다.
 

시어머니의 지혜를 지키고 싶은 며느리, 이강선씨는“파킨슨병을 5년이나 앓아 오신 시어머니의 연세가 여든을 훌쩍 넘기고 보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며,“옛날처럼 퇴근 후에 어머니의 눈을 마주보며 다시 재잘거릴 날을 하루라도 당겨보도록 노력 하겠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인터넷으로 응모한 편지 2,500여 통은 받는 분들에게 실제로 배달돼 응모한 편지의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출처: 부산우체국Home]
http://www.koreapost.go.kr/bs/600



....The Sounds of Silence
....Childhood Memory
....One Day in Spring
....Clear sky over The Mountain
....Loverletter to You
....My Song For You
.... Summerwa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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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아빠·형아~ 현충원 묘비 앞 부치지 못한 편지들

여보·아빠·형아~ 현충원 묘비 앞 부치지 못한 편지들

 
유족들 사연 10년째 모은 김덕수 공주대 교수
“희생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나라 소중함 알리고 싶어 시작”

 
중앙일보|이정봉|입력2012.06.06 01:34|수정2012.06.06 05:51

Copyrightsⓒ중앙일보&Jcube Interactive In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2년 서해교전에서 산화한 한 해군의 연인이 남긴 쪽지. 신랑·신부 모양의 나무 인형과 함께 있었다."여보, 딸이 결혼식을 올렸어요. 당신의 빈자리를 시아주버니에게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 혼자서 부모석을 지키니 무척 슬펐습니다. 제가 한눈 팔지 않고 잘 키운 딸아이가 건실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2001년 5월 대전국립현충원에 묻힌 공군 헬기 조종사 고(故) 전홍엽 준위에게 아내가)





고 이기호 육군 중위에게 제자가 보낸 편지. 묘비에는 유족이 아닌 지인의 애틋한 편지도 눈에 띈다.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지사, 순국선열, 순직한 군인·공무원·경찰관 등이 묻힌다. 때때로 이곳의 묘비는 떠나간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게시판이 되기도 한다. 가장을 잃은 아내와 자녀, 아들을 잃은 노부모가 먼저 간 혈육을 그리워하며 갖가지 사연이 담긴 편지나 쪽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10년째 묘비 앞 '부쳐지지 않은 편지'의 사연을 모으는 이가 있다. 공주대 김덕수(52·사회교육) 교수다. 김 교수는 5일 기자와 만나 "남 위해 희생하는 데 익숙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자유의 소중함과 나라 사랑의 의미를 전해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2001년 산화한 헬기 조종사 고 전홍엽 준위에게 아내가 쓴 편지. 딸을 결혼시키며 쓴 글이다.10년 동안 김 교수가 모은 사연은 20여 개. 김 교수는 "한 달에 수차례씩 현충원을 들르는데 묘비 앞에서 편지를 발견하는 건 큰 행운"이라며 "대부분의 유족은 편지를 잠시 묘비에 내려놓았다가 다시 가져간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이 묘비 앞에 놓고 간 편지·쪽지의 내용을 사진 파일로 보관하고 있다.

 김 교수가 모은 유족들의 글에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랑하는 이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절절함이 녹아 있었다. 상실의 고통과 그리움 한편에는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가족에 대한 자부심도 묻어 있었다. 2006년 5월 비행 중 추락해 산화한 김도현 소령의 묘비에서는 "하늘을 볼 때마다 너를 그리워할 것 같다. 부디 드넓은 하늘나라에서 마음껏 비행하며 편히 쉬기를.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을 굽어 살펴주길! 다음에 그곳에서 재회할 때는 이렇게 헤어지지 말자. 사랑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발견됐다. 공군 동료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었다. 2002년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한 군인의 묘비 앞에는 신랑·신부 모양의 나무 인형과 함께 "○○야, 사랑했어.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게"라는 쪽지가 있었다고 한다.



김덕수 교수 올해 들어 김 교수는 수집공간을 넓혔다. 현충원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사연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김 교수는 공군사관학교에서 당시 교장이었던 김용홍 장군으로부터 부자 파일럿인 고(故) 박명렬 소령(공사 26기)과 고 박인철 대위(공사 52기)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임무 도중 사고로 순직했다. 김 장군은 김 교수에게 "박 대위를 말리지 못한 죄가 있어 아직도 박 소령의 어머니를 뵙지 못한다"며 "임무 도중 순직한 조종사에 관한 책을 쓴다면 발벗고 돕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현충원에서 모은 사연과 유가족의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낼 계획이다. 우선 최근 5년 새 40명이 넘을 정도로 잇따라 사고로 순직하고 있는 공군 조종사의 사연부터 책으로 내고, 이후 해군·육군·해병대 등의 이야기도 써나가기로 했다. 김 교수는 "해마다 6월에만 반짝 호국영령에 관심을 갖는 세태가 안타깝다"며 "일부 젊은이들이 현충원을 냉전시대 수구꼴통 집단의 혼령이 묻힌 곳이라 매도할 때면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이정봉 기자의 블로그http://blog.joins.com/b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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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뛰어 넘은 사랑…노부부의 '희망 여행'

말기암 뛰어 넘은 사랑…노부부의 '희망 여행'

 
SBS | 권영인 기자 | 입력 2012.05.20 21:24 | 수정 2012.05.20 21:50

저작권자 SBS & SBS콘텐츠허브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앵커>

내일 21일이 둘이 합쳐 하나가 된다는 뜻의 '
부부의 날'입니다. 진정한 인생의 반려자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폐암 말기인 남편과 함께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떠난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잠시 쉬었다 가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30분을 쉼 없이 달리는데 동행했던 제 숨이 달릴 정도였습니다.

[김선욱/말기 폐암 환자 : 물론 높은 고갯길 올라갈 때 굉장히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엄청나게 많죠. 그런데 그 고통을 이기고 난 후에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환갑인 김선욱 씨.

재작년 가을,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백짓장 같았죠. 머리 속이 비는 것 같고. 나한테도 이런 일이 있나. 왜 이런 게 있나. 이런 원망 비슷한 것도 있고…]

당뇨병을 앓던 전 남편과 사별한 부인에겐 재혼 3년 만에 또다시 닥친 불운입니다.

[박재란/부인 : 왜 나한테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 걸까, 제 스스로가 저주받은 느낌이었어요.]

항암치료를 받으며 반년을 병상에서 누워 있을 때 부인이 먼저 자전거 전국 일주를 제안했습니다.

은퇴 후 계획을 앞당긴 것입니다.

[걱정도 앞서고 그랬지만, 특히 주위 사람들이 더 반대를 했죠.]

지난 1일 출발한 후, 잠은 텐트에서 해결하고 불편함은 일상이 됐지만, 짓누르던 불안함이 사라졌습니다.

[지나가는 환경, 자연의 색깔이 주는 기쁨. 이런 것에 심취되다 보니까 암이라는 자체에 대해서 거의 의식을 못하고 있죠.]

이젠 암을 잊고 서로에게 남은 시간에 충실할 뿐 입니다.

[(아버님께서 일본도 가시고 중국도 가신다는데요, 이 짐을 다 가지고요.) 이 짐 싸가지고 간다면 안가요. 이제는 정말 핸드백 하나만 들고 아주 날렵하게 따라가겠습니다. 그럴 수 있을까? 자전거 여행을?]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여행을 떠난 부부.

진정한 인생 반려자의 존재를 서로 깨우쳐 주는 특별한 부부의 날을 맞이합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이재성)
권영인 기자
k0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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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하나 둘 꼬깃꼬깃한 1000원 꺼내더니…

친구들 하나 둘 꼬깃꼬깃한 1000원 꺼내더니…

기사입력 2012-04-21 03:00:00 기사수정 2012-04-21 18:48:34
 
서울 구로구 경인고 학생들, 심장수술 장애학우 돕기 모금 팔걷고 나서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 경인고 구내식당 앞에서 학생들이 심장병을 앓고 있는 지적장애 2급 임모 양의 수술비를 모으기 위해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경인고 구내식당 앞에 팻말을 든 학생들이 나타났다. 점심식사를 하러 온 학생 몇 명이 그걸 보고는 꼬깃꼬깃한 1000원권 지폐를 꺼내기 시작했다. 뒤이어 도착한 학생들도 하나 둘 주머니를 뒤졌다. 팻말에는 ‘사랑이 넘치는 학교 심장병 수술 친구를 도웁시다’라고 쓰여 있었다. 어느덧 모금함 주변은 학생 100여 명으로 붐볐다.

학생들이 간식 값, 학용품 값을 아껴 도우려는 친구는 이 학교 특수반 3학년 임모 양(20)이다. 임 양은 지적장애(2급)에 선천적 심장병까지 겹쳐 생후 8개월부터 여러 번 심장 수술을 받았다. 그러다 1월 심장이식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이다. 문제는 2억2000만 원이나 되는 수술비. 기초생활수급자인 임 양 부모는 주변에서 돈을 빌려 4900만 원을 마련했지만 나머지는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처지를 알게 된 임 양의 친구들이 모금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임 양은 허약한 건강과 지적장애 때문에 그동안 주로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았다. 2010년 가을, 일반인 학생이 대다수인 이 학교로 전학 오면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임 양은 특유의 적극성으로 스스럼없이 친구를 사귀었다. 2학년 때 짝꿍이었던 김한솔 양(18)은 “몸이 불편한데도 열심히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엔 취미인 일본어 공부까지 하는 걸 보고 그 부지런함에 놀랐다”며 “많은 가르침을 준 친구에게 작은 힘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임 양이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데는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을 통합 운영한 덕이 컸다. 비장애인인 학생들이 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가르치자는 취지다. 이번 모금운동을 주도한 친구들도 대부분 일반 학급 학생들이다. 친구 양주원 양(18)은 “많이 불편한 아이라 친해지기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일기도 같이 쓰면서 선입견이 사라졌다”며 임 양이 손수 만들어 선물해줬다는 ‘입술 보습제’를 보여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임 양을 위한 모금운동을 결심한 건 공교롭게도 정부의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가 나온 19일이었다. 교실이 폭력과 왕따로 가득한 ‘정글’로 변해 간다는 어른들의 우려와 달리 이 학교에선 뜨거운 우정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이기쁨 양(18)은 “한 친구가 폭력을 행사했을 때 주변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해줘야 하는데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거나 맞장구를 치니까 가해 학생이 우월감을 느끼는 게 문제”라며 “어른들이 해줘야 할 일도 많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금 운동을 알리고 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인근 학교 학생들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 학교 특수교육 교사인 이의선 씨는 “학생들이 갈수록 폭력적이 된다고 하지만 본래의 선한 본성을 이끌어내는 게 교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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