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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에 대한 정의는 인위적


항생제 내성에 대한 정의는 인위적

(Lancet Infection Dise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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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공포에 대한 극복 혹은 심연에 대한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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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책의 첫머리부터 인용하고 있는 것은 검은색은 색이 아니다라는 레오나드로 다 빈치의 글이다그럴 만했다가장 불투명하고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색이 바로 검은색이다(그럼에도 그 색을 우리는 색이라 부른다). 그러나 역시 저자가 인용하고 있듯이 검은색을 힘이라 표현한 마티스라는 화가도 있고색의 여왕이라 칭한 르누아르도 있다또 어떤 화가는 가장 아름다운 색이 바로 검은색이라고도 했다검은색은 극단(極端)의 색이다.

 

존 하비는 검은색에 관한 역사를 쓰고 있다.

그 역사는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해서 현대에 이르고 있고문학과 그림패션그리고 종교 등에 걸치고 있다.

 

검은색의 이미지는 대체로 전 역사에 걸쳐 죽음과 공포 등과 연결되어 있지만그 의미는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저자는 검은색의 역사를 침략의 역사에 비유하고 있다공포스러운 영역에 주로 머물러 있던 검은색이 점차 우리에게 친숙한 색이 되어 왔다는 것이다인간의 공포를 조금씩 점령해나갔다는 의미다그러고 보니내 앞에 바로 놓인 스마트폰의 케이스도 바로 검은색이다나는 왜 이 색을 선택했는가검은색이 단지 공포만을 상징한다 여겼으면 이 색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내 색채 감각에서 검은색을 아주 세련된 색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비록 내 색채 감각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지만 말이다.

 

색이란 게 연속선상에 놓인 파장의 어느 범위를 가리키는 것인 만큼 어떤 색을 지칭했을 때 그 색이 가리키는 색이 하나가 아니다검은색도 마찬가지다그러나 그 의미는 좀 다르다파란색이라고 했을 때의 그 파란색의 범위가 의미하는 것과 검은색이라고 했을 때 그 검은색의 범위가 의미하는 게 어쩐지 다르게 여겨진다파란색의 범위는 그 파란색의 종류가 다른 것 같지만검은색의 범위는 그 검은색에 다른 색이 침투한 정도를 의미하는 것 같다하얀색혹은 빛이 침투한 정도혹은 파란색이나 빨간색이 침투한 정도 등그러니 검은색은 깊이이고그러므로 심연(深淵)에 대한 욕망인 셈이다그러나 어쩌면 순수한 검은색은 없을 지도 모르고그래서 그 검은색의 역사가 단순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검은색을 자유자재로 다룬 카라바조베르메르나 렘브란트 같은 화가의 그림도 아니고검은색을 패션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역사도 아니다바로 검은색의 피부에 대한 경멸의 역사가 가장 강렬하다기독교가 유럽 사회를 지배하게 되면서 검은색 피부에 대한 인식에 변곡점이 생겼고또한 근대 이후 식민 시대를 거치면서 검은색 피부를 지닌 인간에 대한 지배를 당연시 여기기 위해 검은색에 대한 경멸이 공고화되었다그러나 검은색의 피부라는 게 과연 존재할까피부에 존재하는 한 색소(멜라닌)의 정도에 따른 짙음의 정도만 다른 것을 특정 색깔로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인간에 대한 경멸을 정당화해온 부끄러운 역사가 인간에게 있다그리고 그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결국사람의 피부색을 갈색이라고 말하기보다 붉다누렇다까맣다고 묘사하는 것은 차별을 암묵적으로 의도하는 표현일 수 밖에 없다.”

“’검둥이라는 표현은 우리 내면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모두 꺼내 아프리카인에게 부여하는 일종의 심리적 불법투기를 조장한다.”

 

그래서 사실은 이 책의 우리말 제목 이토록 황홀한 블랙은 이 암울한 역사를 제외해버리고 있기도 하다.

 

검은색의 역사는 단순하지 않다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검은색을 대하는 태도는 그때 그때 다르다예측하기도 쉽지 않다따라서 저자는 그러한 색감에 대한 복잡미묘한 사회적 반응은 문화만의 생명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며그 느리고 거대한 리듬은 분열된 사회 안에서도 통합의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고 있다.

검은색이 단순해 보이는 색이 이처럼 풍부한 역사를 지니고 있고다양한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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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검은색

만신 숭배가 유일신 숭배로 바뀌는 과정에서 검은색의 가치도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존 하비 지음『이토록 황홀한 블랙』, 115)

 

존 하비는 검은색이 인류의 역사에서 검은색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를 다루면서 그 변곡점으로 삼은 게 바로 유럽에서 기독교의 지배다그 부분들을 인용한다.

 

기독교는 어둠과 죄를 동일시하고 동시에 죄를 검은색으로 만듦으로써 빛과 어둠에 대한 우리의 심상을 완전히 바꿔버린다이렇게 사물을 추상적으로 배치함으로써검은색이 죄의 색깔이라는 것을 더 주목하게 만드는 결과만을 낳았다기독교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검은색이 죄를 상징하지 않았다.” (117)

 

취기진홍색 간음이 삼박자 속에 존재하던 죄는 어떻게 검은색으로 바뀌었을까이는 기독교의 전파와 동시에 벌어진 사건으로기독교가 점점 죄를 죽음과 연관시키면서 일어난 일이다. ... 특히 신약성서는 죄와 죽음의 연관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119)

 

그런데이 검은색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그것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그런 인식이 인종에 대한 인식과 결합한다.

 

고대에는 피부색에 어떠한 편견도 존재하지 않았다단지 저 멀리 남쪽 땅은 태양빛이 더 강렬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피부색도 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교리를 더 강력하게 설파하기 위해 이미지와 예시와 상징을 찾으려고 혈안이 된 기독교 설교자들에게에티오피아인을 죄악의 살아 있는 증거이자 상징으로 비유하는 것은 고양이 앞의 생선처럼 결코 참기 힘든 유혹이었다.” (122)

 




기독교인은 에티오피아인을 죄를 저지른 대가로 저주받은 함의 자손으로 여겼을 뿐 아니라악마를 이야기할 때마다 그들에게 비유했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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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내성 세균을 물리치는 신무기

[바이오토픽] 
항생제내성 세균을 물리치는 신무기, CRISPR를 역이용하는 파지(phage)
- 양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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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Govern Institute for Brain Research at MIT

항생제내성 감염병과 싸우는 차세대 방법은, 어쩌면 GM 바이러스(genetically modified virus)를 시켜 세균에게 자살을 유도하는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다(참고 1). 지난주 미국 몬태나 주 빅스카이에서 열린 「CRISPR 2017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많은 바이오 업체들이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파지들은 CRISPR를 역이용하여 특정 세균을 죽인다"고 하니 말이다.

박테리오파지란 문자 그대로 '세균을 죽이는 바이러스'인데, 이 바이러스들은 초기실험에서 항생제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다 죽게 된 마우스를 살려냈다고 한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스(Locus Biosciences: 노스캐롤라이나 주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 소재)의 CSO 로돌프 버랭구 박사에 의하면, 해당 업체들은 빠르면 내년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야생에서 분리하여 정제된 박테리오파지는 오랫동안(특히, 동유럽에서) 사람의 감염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참고 2). 이 바이러스들은 특이한 세균 종(種)이나 균주만을 감염시키므로, 기존의 항생제보다 인체에 상주하는 천연세균(마이크로바이옴)을 덜 희생시킨다. 또한 그들은 인간에게 사용해도 매우 안전한 게 보통이다.

그러나 파지의 개발은 지금껏 지지부진했는데, 그 부분적 이유는 그들이 자연계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어서 특허를 출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균들은 천연 파지에 대한 저항성을 신속히 진화시키는데, 이는 연구자들이 '동일한 세균 균주나 종을 물리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파지를 분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상가상으로, 새로운 파지가 개발될 때마다 일일이 승인해 줘야 하는 보건당국의 고충도 생각해줘야 한다.

세균의 CRISPR를 역이용하라

이상과 같은 문제점들을 회피하기 위해, 로커스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은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파지'를 개발해 왔다. 이 파지들의 임무는 세균의 면역계인 CRISPR로 하여금 자신에게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로커스가 개발한 (항생제저항성 세균을 겨냥하는) 파지의 경우, DNA에 '변형된 가이드 RNA(gRNA)'를 코딩하는 유전자가 삽입되어 있는데, 이 gRNA는 항생제저항성 유전자의 특정부분을 겨냥한다. 파지가 일단 세균을 감염시키면, gRNA가 저항성 유전자에 달라붙어 Cas3라는 효소를 자극한다. Cas3는 본래 세균이 파지를 죽이기 위해 만드는 것이지만, 이 경우에는 자신의 유전자 시퀀스를 파괴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DNA를 파괴하게 된다. "나는 파지를 이용하여 세균을 죽이는 과정에서, 약간의 아이러니를 목도하고 있다"라고 버랭구 박사는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엘리고 바이오사이언스(Eligo Bioscience)라는 업체도 로커스와 비슷한 접근방법을 사용한다. 엘리고는 파지의 DNA에서 복제에 관한 유전자를 모두 제거한 다음, gRNA와 세균의 Cas9 효소를 코딩하는 유전자를 삽입한다. Cas9는 세균의 DNA에서 gRNA가 지정한 부분을 절단하는데, 이 절단사고는 세균의 자폭을 촉발한다.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은 인간의 장내미생물 중에 존재하는 병원균을 겨냥할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세균인지는 아직 말할 수 없다"라고 엘리고의 CEO인 자비에르 듀포르테는 말했다.

로커스와 엘리고는 18~24개월 후 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들의 첫 번째 목표는 심각한 질병을 초래하는 세균감염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정확히 조작하여, 비만, 자폐증, 일부 암과 관련된 천연세균을 제거하는 것이다.

버랭구와 듀포르테는 잘 알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과 이러한 질병들 간의 인과관계는 고작해야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을. 그러나 자신들의 방법이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받을 경우, 그 관계가 좀 더 분명해질 거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다.

또한 MIT의 합성생물학자로 엘리고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티모시 루 박사에 의하면, 파지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실험동물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작할 수 있게 함으로써, 특정 세균이 질병(예: 자폐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한다.

유전자조작 솔루션

다른 업체들은 파지에게 다른 작업을 수행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신세틱 제노믹스(Synthetic Genomics: 캘리포니아 주 라욜라 소재)가 개발한 초강력 파지(Supercharged phage)는 수십 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중에는 '바이오필름을 분해하는 효소'나 '파지로 하여금 인간의 면역계를 회피하게 하는 단백질'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유전자가 조작된 파지들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감염을 치료하려면 대량의 파지가 필요한데, 만에 하나 파지들이 면역반응을 자극하여, 그중 일부가 치료 자체를 방해할지도 모른다. 또한 파지들이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를 비저항성 세균에게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에버그린 주립대학의 엘리자베스 커터 박사(미생물학)는 말했다.

또한 루 박사에 의하면, 세균이 GM 파지에 대한 저항성을 획득할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세균의 변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종종 파지를 변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항생제저항성이 만연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참고 3), GM 파지와 천연 파지를 이용한 치료의 여지는 많다. 나는 천연 파지가 지난 수십만 년 동안 수행했던 역할을 GM 파지가 보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커터 박사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509S9a
2. https://www.nature.com/news/phage-therapy-gets-revitalized-1.15348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45601)
3. https://www.nature.com/news/resistance-to-last-ditch-antibiotic-has-spread-farther-than-anticipated-1.22140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84003)

※ Nature http://www.nature.com/news/modified-viruses-deliver-death-to-antibiotic-resistant-bacteria-1.2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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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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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8(1575인순왕후 사후 선조는 자신의 정치를 시작한다이제 20대 초반이었다조선에서 정비의자식인 대군(大君)이 아닌 군()으로 처음으로 임금이 된 선조였다더군다나 직전 임금 명종은 선조에게 왕위를 물려준다는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인순왕후의 도움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었으며불안한 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인순왕후의 죽음은 선조가 통곡할 만한 것이었다그리고이후 선조는 자신의 정치를 시작한다.

 

그런데바로 이해에 동서분당이 비롯된다사림(士林)이 동인과 서인으로 분화한 것이다중종 시기 조광조의 등용 이후 비참한 최후 이후 사림은 조금씩 세력을 넓혀 인종과 명종을 거치면서 선조 대에 이르러 정부의 주도 세력이 된다언관즉 홍문관사헌부사간원을 장악하면서다훈구 세력(이 책에서는 훈척이라 쓰고 있다)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명분 삼아 이루어진 일이었다.

 

동인과 서인의 분당은 심의겸과 김효원의 대립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지위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인사권에 있어서 막강한 권한을 지닌 이조 전랑 직을 놓고 둘이 다투면서 벌어진 일이다한양 동쪽에 산 심의겸에 가까운 사람들을 동인이라 부르고한양 서쪽에 산 김효원에 가까웠기 때문에 서인이라 불렀다고 한다프랑스 혁명 시기 좌파우파의 명칭이 생겨난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그러나 좌우가 이념적 대결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면동서의 구별은 상당 부분 중심 인물과 관련한 친소(親疏)와 관련이 있었다이러한 대립을 해결하고자 나섰던 것이 우리가 잘 아는 율곡 이이였다그는 동인의 인물들과 더 가까운 배경을 가진 인물이었으나 동서의 분당을 인정하고자 하지 않았다그는 선조에게 개혁을 압박하기 위해서 사림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고그것을 위해서 동인과 서인의 화합을 도모했다그러나 그의 시도는 끝내 실패하고 이이나 조정을 떠난다.

 

선조 16년 계미삼찬이란 사건이 벌어진다자신의 정치를 도모하던 선조가 비로소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다서인을 계속해서 탄핵하던 동인의 세 사람을 귀양보내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이이에게 맡기게 된 사건이다그러나 이이는 동서 양쪽에서특히 동인 강경파에게 시달렸고갑작스레 사망하고 만다그리고 정권의 축은 동인에게 기운다그 이후 벌어진 사건이 바로 정여립의 모반 기도를 빌미로 벌어진 선조 23년의 기축옥사이다.

 

기축옥사로 동인 세력이 몰락하고 다시 정철과 류성룡 중심의 서인이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되는데이 책은 바로 이 기축옥사에서 이야기를 맺는다이 사건 이후의 역사는 임진왜란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선조 8년의 동서분당에서 선조 23년의 기축옥사까지 단 15년의 역사를 자세히 풀어 쓰고 있다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이이정철류성룡정여립이산해 등의 낯익은 이름도 등장하지만대부분은 그렇게 잘 아는 인물들이 아니며아예 처음 듣는 인물도 적지 않다하지만 이 책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그 역사를 모두 꿰뚫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물론 그렇다면 더욱 좋겠지만).

 

저자가 그 역사를 길게 쓴 이유는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 인물들의 정치가 어떻게 조선의 가장 위태로운 시기를 맞게 하였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고자 하는 것이다사림은 훈구 세력의 탄압에 맞서 도덕성으로 무장했던 세력이다심경(心經등을 통하여 마음 수련을 강조했고반대 세력을 탄핵할 때도 가장 중요한 공격 지점은 부도덕함이었다스스로 자신들의 도덕적 우위를 확신했고그랬기 때문에 반대 세력을 거침없이 탄핵했다분열은 필연적이었던 셈이다그들이 정말 도덕적이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도덕성을 무기로 한 공격이 가져온 폐해는 탁상공론이었고그 탁상공론은 조선의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선조는 그러한 분열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개혁에는 눈을 감고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특정 인물들을 내세워 상대 세력을 탄핵토록 했다정치적 힘은 얻었으나 책임은 지지 않았다임금의 무책임한 정치 행태는비록 정치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그 결과는 비참한 국가였다.

 

정치 세력의 분화는 필연적인 것이다정치가 고고해야 한다는 것은 이상이지만다다를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정치는 현실에 발 딛고 있어야 한다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는 독단과 독선은동인도 서인도 마찬가지였다한 정치 세력의 승리는 도덕의 승리가 되어버렸고도덕의 승리는 반대편의 부도덕나아가 폐륜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되어 버렸다그 결과가 처절한 살육이 되어 버렸다.

 




역사가 많은 걸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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