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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려운 '묵은지'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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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주머니에 양 손을 꼭 집어넣고, 고개도 자라목처럼 쏙 파묻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길을 멈추게 하는 향기. 냄새를 맡는 순간 입안에 침이 하나 가득 고이고, 순간 발걸음을 재촉하게 향기. 바로 김치찌개의 향기입니다. 어찌 보면 냄새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김치찌개. 아무 재료 없이 식용유에 신 김치 숭덩숭덩 썰어 넣고 볶다가 물만 부어 끓여도 기가 막힌 찌개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두부가 들어가면 국물이 약간 걸쭉해지면서 순해지고, 여유가 있어 돼지고기 덩어리 몇 점이라도 더 추가되면 뭔가 있어 보이는 듯한 맛(리치한 맛)으로 화려하게 변신을 하죠.

이럴 땐 항상 ‘우리 엄마도 아마 김치찌개를 끓이고 있을 거야’라는 생각에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하죠.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김치냉장고가 가정마다 보급되면서 한겨울 김치찌개의 맛을 한 여름에도 편안하게 맛볼 수 있지요. 참 좋은 세상입니다.


김치찌개는 따로 음식의 유래가 있는 건 아닙니다. 먹을 게 없던 시절 한 겨울을 나기 위해 월동준비로 담근 김장김치를 겨우내 먹다보면 지겹고 맛도 변하니 지져먹고/볶아먹고/끓여먹다 보니 만들어진 게 김치찌개입니다. 어찌보면 무척 슬픈 음식이지요. 그래서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김치는 단연 김장김치가 으뜸입니다. 물론 총각김치/깍두기김치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 맛도 일품이긴 하지요. 김장김치 중에서도 이맛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신 맛을 내는 김치가 최고랍니다. 묵은지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지요.


우리나라에서 김치를 먹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부터 인 것으로 추정(보통 짠지 같은 형태)하나, 지금과 같은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를 먹기 시작한 것은 1500년대말 임진왜란이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700년대에 다양한 김치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나 김장용 통배추김치는 1800년대말 담그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속이 찬 배추가 생산됐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김치는 현재 200여종으로 맛은 지방이나 재료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죠.


사실 오늘 이렇게 김치 이야기를 꺼낸 것은 묵은지 때문입니다. 여기저기 묵은지 김치찌개란 메뉴를 걸고 김치찌개를 파는 곳이 있는데 일단 고개를 한번 갸우뚱해봐야 합니다. 백과사전에 보면 묵은지는 오랜된 김장김치라는 뜻으로 김장을 하기 전에 양념을 강하지 않게 담가 저온에서 6개월이상 숙성 저장해 따뜻한 계절에 김장김치의 맛을 느끼게 하는 별미김치를 말합니다.

 얼마전 짝퉁 묵은지가 판을 친다는 말이 돌았습니다. 그 말이 나온 뒤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했던 3년 묵은지에서 조용히 3년이란 접두어가 사라졌습니다. 뭔가 캥기는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따져 봅시다.


제가 3년 묵은지로 김치찌개를 만들어 장사를 하려고 한다는 가정을 세워봅시다. 그럼 3년전부터 김치를 줄 곳 담가서 숙성시켜야 합니다. 보통 김치가 6개월이 넘어가면 발효 단계를 지나 부패단계에 접어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멀쩡한 사람이 3년 뒤에 썩어있을지도 모르는 묵은지를 3년간 줄 곳 담그고 있겠습니까.

그런다고 칩시다. 부동산값이 천정부지인 한국 땅에 3년동안 김칫독을 묻어야 합니다. 부동산 비용 무엇으로 감당하렵니까? 아니면 냉장 창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전기료와 보관료는 어찌하렵니까?

그래도 좋습니다. 꼭 묵은지 김치찌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자선 사업가가 아니면 이문을 남겨야겠죠. 그러려면 3년동안 땅속에 묻어둔 김치 값의 금융비용에 창고료, 전기료까지 더하면 묵은지의 원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뜁니다. 그런 것을 감안한다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5천원짜리 김치찌개보다 적어도 값이 두 배 이상 비싼 1만원을 받아야 정상이란 생각입니다.


그러니 밖에서 파는 묵은지 김치찌개 좋아하지 마시고 그냥 평범한 김치찌개로 방향을 바꿔보세요. 그래도 꼭 묵은지 찌개를 먹어야 하겠다고 한다면 집에 계신 아내에게 잘 보이세요. 요즘은 집집마다 김치냉장고 안에 묵은지 한두포기는 있답니다. 그거 하나 꺼내서 뿌리 쪽 뚝 잘라 넣고, 돼지고기 숭숭 썰어 넣고 두부도 한모 곁들어 맛있는 우리 집 묵은지 김치찌개를 부탁해보세요. 여기에 소주한잔 곁들이면 김치찌개 앞에 놓고 입안에 침 고이 듯 가족 사랑도 넘쳐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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