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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카와 교수와 모에 양의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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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왔다사이카와 소헤이와 니시노소노 모에 시리즈 (S & M 시리즈혹은 모든 것이 F가 된다’ 시리즈)의 마지막 10권째이다(이 시리즈 전체에 대한 감상은 다른 자리로 미루고 일단은 이 소설 자체에 대해서만 감상을 적는다).

 

시리즈의 아홉 번째까지 등장하지 않았으니 이 마지막 편에 마가타 시키 박사가 등장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바였다어떻게 등장할 것인지가 문제였다당연히 마가타 시키 박사가 등장하는 환경은 작가가 스스로 창작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지만그녀가 등장했을 때 어떤 느낌일지는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읽었다면 대충 짐작할 만한 것이고이 시리즈를 모두 읽는다면 짐작을 넘어서는 일이다그만큼 마가타 시키 박사나사이카와 소헤이 교수나모에나 모두 자신의 전형성을 뚜렷이 구축하고 있는 인물들이다그렇다면 시리즈의 대단원을 마감하는 이 소설은 뻔한가?

 

그렇지가 않다마가타 시키 박사를 둘러싼 몽롱하고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조금 짜증이 나고그녀가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란 예상대로 끝까지 흘러가는 것도 조금은 진부하다하지만 어쩌면 소설에서 부수적이랄 수 있는하지만 현실에서는 더욱 중요한 사건은 허를 찌르는 묘미가 있다커다란 연극이라는 설정도 그렇거니와 그 연극 중 예상치 못했던혹은 기획했으나 약간의 착오 때문에 생긴 허점들이 이 소설을 다른 류가 아니 추리소설이라는 것을 굳건하게 증명하고 있다.

 

물론 마가타 시키 박사를 둘러싼 형이상학적인 대화나커다란 연극이라는 설정은 너무 현실에서 멀리 가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고사건의 해결이 어떤 극적인 계기 없이 그냥 대화 속에서 그냥 이루어져 버려 상당히 허탈하다는 점은 있다그러나 만약사건의 해결마저 극적 계기를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했다면 소설은 700쪽이 아니라 1000쪽 가까이 됐을 것이다그렇게 되어버리면 사건과 사건의 해결은 너무 멀리 떨어져 버려 오히려 더 흥미를 잃게 했을 거란 예측도 하게 된다버려야 할 것이 있었고모리 히로시는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 시리즈의 다른 편에서도 그랬지만모리 히로시는 각 장의 제목들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어떤 편에서는 1, 3, 5.. 홀수 장만을어떤 편에서는 2, 4, 6… 짝수 장만을또 요일을 어떤 느낌을 가지고 표현을 한 게 있다면여기서는 특히 영어 제목을 가지고 장난혹은 고심을 했다. Pandora’s Box (판도라의 상자), Pantheon (판테온신전), Pandemonium (대혼란우연이지만 바로 직전에 읽은 강상중의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에서 이에 대해 설명한다), Pantograph (팬터그래프도형을 확대축소하는 데 쓰는 제도기), Panther (표범여기서는 야수), Pansy (팬지), Panorama (파노라마全景), Panic (패닉공포), Panhandler (걸인), Panacea (만병통치약). 확신할 수는 없지만거의 동일한 어원(pan-)을 갖는 단어들이다각 장의 내용들과도 잘 어울린다사실 이런 게 모리 히로시라는 사람의 재기(才器)인 셈이다.

 

제목도 다시 음미를 해봐야 한다. ‘유한과 극소의 빵이라는 제목은 사실 형편없다끝에 가서 이 나오지만그 빵의 의미가 뭔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나는 어떤 실체를 나타낸다는 것으로 파악하긴 한다유한(有限)과 극소(極小)도 그 이미지만 있을 뿐 명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다반면 영어 제목인 ‘The Perfect Outsider’는 좀 다르다이 제목만 보면 훨씬 불명확한 것처럼 보이지만첫 편인 『모든 것이 F가 된다』(이 제목도 그 때도 애매했고이 편에서는 설명이 있을 줄로 기대했지만 전혀 아니다)의 영어 제목이 ‘The Perfect Insider’라는 것을 떠올리면 무릎을 칠 수 밖에 없다아마도 완벽한 지성의 인물인 마가타 시키 박사를 의미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 제목들은 안과 밖으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밖에 없음을그리고 그것이 통합됨으로써 비로소 완벽한 인격체가 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그것은 또한 못지 않게 뛰어난 지력의 소유자들인 사이카와 교수와 모에의 경우에도 해당한다전편에 걸쳐 모에의 인격적 혼란을 다루고 있고따라서 결국은 모에의 성장 소설이기도 한 시리즈이지만정작은 사이카와 교수의 입장에서도 성장 소설이다처음부터 모리 히로시는 이야기를 이렇게 끌고 가고자 했던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사이카와 교수와 모에 사이의 로맨스가 전혁 진척이 없었다는 점이다처음부터 작가가 둘 사이를 평행선 상에서 놓고 끝내려고 마음 먹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평범한 독자 입장에서는 둘 사이가 조금은 더 가까워지고더 애틋해지는 장면을적어도 마지막 편에서도 보고 싶었다.

 

이제 10권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이 F가 된다’ 시리즈가 끝났다츤데레 매력의 사이카와 교수도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모에 양과도 이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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