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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인이 본 한국의 메르스(MERS)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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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시스템의 늑장 가동 아쉬워
 
"선생님! 저희 생각엔 형님은 이 병원에 계시는 것이 행복하실 것 같은데...아닐까요?"
 
<주치의(主治醫)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듯 마루이치가 물었다.>
 
"돌아가서 그 집에서 혼자 살아봤자 친구도 없지, 세 끼 식사는 직접 마련해야 하지 않습니까? 병원에 계시면 친구도 있고 식사도 나오고 말이죠."
 
폐쇄병의 작가 하하키기 호세이 씨.JPG

<폐쇄병동>의 작가 하하키기 호세이 씨

본명 '모리야마 나리아키라(森山成杉木)'인 정신과 의사. '하하키기 호세이(帚木蓬生·68)'라는 필명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그의 소설 <폐쇄병동>(권영주 譯)의 한 대목이다. 이 '폐쇄병동'은 특정 병원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병든 인간 사회 전체를 상징한단다. '하하키기(帚木)씨는 일본 규슈(九州)의 나카마(中間)시에서 '멘탈 클리닉' 병원을 운영하면서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요즈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보면서 언젠가 읽었던 <폐쇄병동>을 더듬어 봤다. 작가는 지난 해 봄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병원은 최후의 안식처가 아니라, 오랜 여행에 지친 새들이 쉬어가는 숲이다"면서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대학병원들이 부러울 따름이다"고 했다. 그런데, 그 거대한 병원들이 '새들이 친구들과 함께 쉬어가는 숲'이 아니라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숲'으로 전락해 온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 커 보여
 

코로나 바이러스사진 야후재팬.jpg

코로나 바이러스(사진: 야후재팬)

"남의 일을 간섭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한 개인이 안타까운 마음에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에서 중동 호흡기 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MERS) 코로나 바이러스(MERS-CoV)의 감염이 확대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이와 같은 강독성 바이러스에 대한 주의 환기가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한국 출장 자숙(自肅) 등의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해, 수습 선언까지 기간이 길어진다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언제나처럼 한국의 상황을 걱정하는 필자의 일본 친구 이토 슌이치(伊藤俊一·62)씨가 보내온 메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福島) 지진 이후 방사능 오염 문제로 일본이 세계로부터 뭇매를 맞으며, 여행자 격감·식품의 수입 금지 등의 아픔을 상기하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메일을 보내왔던 것이다.
 
"감염자 108명에 사망자 9명(6월 10일 현재). 격리 대상자가 3000명에 육박하더군요. 왜? 이러한 상황에 이르렀는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3차 감염이 됐다는 사실도 그렇습니다. 1차 감염은 수습 전망이지만 향후의 봉쇄 전망이 뚜렷하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이토(伊藤)씨는 언론인(나고야 TV 아이치) 출신이라서인지 사태를 보는 눈(目)이 정확했다. 연일 일본의 매스컴에 보도되는 뉴스뿐 만아니라, 한국의 인터넷을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한국인 못지않게 실시간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번 바이러스는 그 이름과 같이 중동이 발상지로 낙타(駱駝)를 매개로 감염한다'고 하는데, '왜? 한국에 유독 감염자가 많은 것인지, 한국 최대의 병원에서 2차 감염이 있었다는 것도 참을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위기관리 시스템, 시간과의 싸움

 
이토(伊藤)씨는 지난 해 '세월호' 참사 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추도 집회를 본 적이 있다. 시민들의 추도 물결. 동료를 잃은 고교생들의 깊은 슬픔. 바람에 나부끼는 노란 리본들의 공명(共鳴),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절규(絶叫)....이토(伊藤)씨에게는 모두가 충격이자 감동이었다.
 
"역시 일본과 다르군요. 일본인들이 남을 배려하는 정신은 강해도 이처럼 타인의 아픔을 마음으로 동정하고 참여하는 의식은 약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참으로 정(情)이 많군요."
 

지난 월 서울을 찾은 이토 슌이치 씨.jpg

지난 5월 서울을 찾은 이토 슌이치 씨

이토(伊藤)씨는 필자에게 했던 그 말을 떠올리며 다소 의아해 하면서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세월호 참사를 교훈삼아 위기관리 시스템을 즉각 가동하지 않았을까요? 다이내믹 코리아가 위기 때마다 주춤하는 것 같습니다. 이해가 안 됩니다."
 
그는 이번 한국 정부에서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늑장 대응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에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노하우 제공을 요청하지 않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고 했다. 그는 일부 일탈된 시민의식도 꼬집었다.
 
"격리 대상자로 여겨지는 사람이 골프하러 나가거나, 개인적인 모임에 나가 마을 전체가 봉쇄되는 사태도 일본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책임으로만 전가(轉嫁)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렇다. 너무나 낙천적인 것일까. 우리가 버리지 못하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 '괜찮아요' 문화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일탈된 시민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번영할 수 있도록 생각을 바꿔야
 
"역사 인식 등 울적(鬱積)한 생각에만 사로 잡혀 이웃나라와의 선린우호 관계가 자꾸자꾸 악화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토(伊藤)씨는 "글로벌 시대에 이웃나라끼리의 비판적 소모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과거사와 별개로 서로가 지혜를 모아 차세대를 위한 발전에 매진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미래는 국민을 지키는 우선순위(priority) 'No1'이다"고 했다.
 

한국의 소주와 막걸리를 즐기는 이토 슌이치 씨.jpg

한국의 소주와 막걸리를 즐기는 이토 슌이치 씨

이토(伊藤)씨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의 대성공으로 단번에 한국의 엔터테인먼트가 세계를, 특히 일본 사회를 석권 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드라마는 물론, 음악·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교류가 활발하게 돼 일본으로부터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을 넘었던 것도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 신주쿠(新宿) 한국 식당가에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한국 사람들을 멀리하려는 눈치가 엿보인다"고 귀띔했다. 메르스 때문에 생각의 강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토 슌이치(伊藤俊一)씨는 나아가 한 마디를 덧 붙였다.
 
"쌍방의 나라- 왜 안 될까?"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상호의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정치를 할까?" "어떻게 하면 경제·산업적인 측면에서 효과를 찾아낼 수 있을까?" '호조(好調)·호혜(互惠)의 정신을 바탕으로 양국이 번영할 수 있도록 생각을 바꿔야 할 시기다'고 못 박았다.
 
한국을 좋아하고, 양국 간의 우호증진에 힘을 보태려는 일본 언론인의 우정 어린 생각을 정리해 봤다. 우리 모두 중지를 모아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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